현재 개막 두 달 정도를 앞두고 필리핀과 아프리카 수단 등이 참가신청을 한 데 이어 각국의 참가 신청과 방역 문의가 쇄도하는 등 세계 태권도인들의 설렘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는 대회 키워드로 '평화·환경·경제'를 선정하고 지난해 1월부터 세계태권도대회추진단을 구성해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코로나로 2018년 대만 이후 4년만… 北 시범단·개발도상국 초청 '화합'
폐페트병 재활용 친환경 유니폼 제작 등 환경보호 실천 방안 모색 눈길
300억 부가가치·1천명 고용 기대… 세계연맹 본부 2025~2026년 입주도
■ 15년 만에 국내 개최…안전하게 즐기는 스포츠 대회
지난해 5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고양시가 '2022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2018년 대만 대회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개최되지 못하다가 오는 4월 4년 만에 고양시에서 열리게 됐다.
'품새'는 겨루기, 격파와 함께 태권도 3대 구성요소 중 하나로, 2018년 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대회 종목은 총 36개로, 남녀 개인전, 단체전, 자유품새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태권도 이외의 다양한 요소들도 접목해 전문선수가 아닌 일반인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1월 고양시 세계태권도대회추진단을 구성했다.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KTA)와 유기적으로 협조해 종합계획 수립 및 홍보, 선수단 초청, 대회 운영 등 대회 준비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감염병 확산 우려가 있는 만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시는 안전한 대회 개최를 위해 지난해 12월 공식지정병원 협약을 완료했으며 관내 보건소와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 핵심 키워드는 '평화·환경·경제'…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시는 이번 대회의 키워드로 '평화·환경·경제'를 선정, 각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평화의 시작, 미래의 중심'을 슬로건으로 내건 도시인만큼 남북한과 개도국이 모두 함께 화합을 이루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북한 태권도시범단을 초청, 남북한이 함께하는 '평화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10여 개국의 개발도상국 선수들도 초청해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포용과 화합의 자세를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발대식에서는 조직위원회 관계자, 대회운영요원, 자원봉사자가 입을 유니폼 3종이 공개됐다.
한국적이면서 고양시의 상징을 담은 디자인으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돼 주목받았다.
유니폼 1벌에는 500㎖ 폐페트병 15개 정도가 사용된다. 친환경대회를 지향하는 만큼 친환경 유니폼 제작과 함께 1회용품 줄이기, 폐자원 활용 등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대회 개최로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고양시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선수단 2천여명과 국내 선수 및 관계자 3천여명 등 최소 5천여명이 고양을 찾는다. 약 3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과 더불어 1천여명에 이르는 고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지역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선수단 숙소는 최대한 많은 인원이 시내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관내 음식점, 카페 등 요식업은 물론 관광, 교통 등 다양한 업종이 '대회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선수단 등 원화 환전 시에는 인센티브 지급과 같은 유인책을 통해 고양페이로 충전하도록 유도, 관내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부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 태권도산업 기반 마련 박차…'태권도 특화도시로 자리 잡을 것'
시는 단순 일회성 대회 개최를 넘어 정기적으로 국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 '태권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킨텍스에서는 '2021 고양시·KTA 태권도장교육산업박람회'가 열렸다. 캠핑용품 위주로 진행되던 국내 스포츠박람회에 태권도용품을 접목, 태권도 관계자 및 일반 관객 2천여명이 참가했다.
2020년 11월 시는 세계태권도연맹과 본부 이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본부는 일산서구 킨텍스 인근 부지에 건립되며 오는 2025~2026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입주가 완료되면 시는 대한민국 첫 올림픽경기단체의 본부 건물이 위치한 도시가 된다.
■ [인터뷰] 이재준 고양시장 "소상공인 수익 창출·MICE 브랜드… 안전한 대회로 시민 자긍심 높일것"
"고양시는 지난해 태권도를 '특화 종목'으로 정하고 '태권도 특화도시 건설'을 정책 방향으로 설정해 추진해 왔습니다."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를 유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재준 시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시는 스포츠 시설, 컨벤션센터 등 각종 인프라를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그 이점을 살려 '화합과 평화', '안전'을 강조해 설득했던 것이 대회를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고양시에서 판문점까지는 40여분 거리로, 북측과 교류하기에 유리한 곳에 위치해 시민들은 남북평화의 가교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시는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안심시리즈'로 대표되는 방역시스템을 발 빠르게 개발해 전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며 "고양시만의 노하우를 반영, 역사상 가장 안전한 대회로 추진해 고양시민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부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세계태권도 대회는 경제적인 효과가 특히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70여 개국 2천여 명의 세계 각국의 선수단 등이 고양시를 방문한다"며 "숙박·음식·관광·교통 등 다양한 업종의 관내 소상공인들이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회 기간 중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회와 각종 회의 등이 고양시에서 진행될 예정"이라며 "MICE 도시로서 고양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명성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