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고 축구부는 지난 27일 경남 고성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팀인 대건고를 2-0으로 꺾고 첫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12월 창단식을 열고 고교 축구 무대에 진입한 광동고 축구부의 이번 대회 우승은 프로 유스팀들을 비롯해 강팀을 누르고 정상에 오른 것이기에 의의가 크다.
결승전에서 대건고를 몰아붙인 광동고는 후반 27분 정민수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중앙 수비수 이성훈이 헤딩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후반 30분에 정민수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때린 왼발슛이 골키퍼 몸을 맞고 골문 안으로 향했다. 쐐기골이었다.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양현정 광동고 축구부 감독은 "예선부터 우승 후보를 다 이기고 우승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동계훈련에서 3학년들과 준비를 잘해 자신이 있었는데 우승이라는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북 출신 양현정 감독 지휘봉
프로 유스 등 강팀 잇따라 제압
창단 5년만에 첫 전국대회 결실
광동고 축구부는 이번 대회에서 대전 유성생명과학고, 용인시축구센터U18 덕영 등 쟁쟁한 팀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프로 유스팀인 대건고까지 잡으며 최정상에 섰다.
프로 유스팀인 고교 축구부는 해당 구단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우수한 선수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광동고 축구부는 이런 좋은 전력을 가진 프로 유스팀들을 꺾고 대회에서 우승을 일궜다.
광동고의 활약에 프로 스카우트들은 벌써 몇몇 선수들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양 감독은 "스카우트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 광동고 선수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강팀들의 경기를 보러 왔다가 광동고의 활약상을 보고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고 했다.
양 감독의 부인은 여자 축구리그인 WK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인 송주희씨다. 양 감독은 대회 우승의 기운이 아내에게도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WK리그에서 인천 현대제철의 우승이 이어져 다른 팀들이 좀처럼 우승을 못 하고 있는데 제가 올해 우승을 했기 때문에 이 기운이 아내에게도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2000년 전북 현대 소속으로 생애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다는 신인왕을 수상한 양현정 감독. 양 감독은 자신보다 더 좋은 선수들을 키워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저보다 더 좋은 선수들을 많이 육성하고 발굴하는 게 제 꿈"이라고 말했다.
전국대회 우승을 맛본 광동고 축구부의 2022년 행보가 주목된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