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은 자랑스러운 우리의 것입니다."
지난 2월 세계인의 축제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이른바 '한복 공정' 논란이 또 일었다. 흰색 저고리에 분홍색 치마를 입고 댕기 머리를 한 소녀가 등장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든 장면이 전 세계인에게 전해졌다.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복식을 표현하기 위해 우리 전통 의복인 한복을 사용한 거였다.
유홍숙 한복문화학회 인천지회장은 이와 관련해 "참 속상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23살이던 1977년부터 한복을 연구해 온 유 지회장은 누구보다도 한복에 대한 자긍심이 강하다. 그는 "한복에는 중국 의복에 없는 평면과 곡선의 미가 있다"며 "이것이 한복이 우리 문화라는 증거"라고 했다.
유 지회장은 전 세계를 돌며 한복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한국 문화가 비교적 덜 알려진 투르크메니스탄, 알제리 등을 방문해 한복을 소개했다.
그는 "한복을 처음 접한 외국인들은 한복의 화려한 색감을 아주 좋아한다. 방문했을 때 현지 언론에 집중 조명되기도 했었다"며 "이럴 때 한복을 알리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알제리 등 전세계 돌며 알리기 앞장
市에 체험 관광코스·박물관 제안도
"바느질 하나까지 매우 섬세한 옷"
인천시가 한복 문화 보급에 앞장서야 한다는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유 지회장은 "인천은 항만과 공항이 있어 외국인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발이 닿는 도시"라며 "그러나 이들이 인천을 둘러보지 않고 서울 등 다른 도시만 여행하고 고국으로 돌아가곤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인천시가 한복 등 우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코스 개발이나 박물관 건립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한복에 대한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유 지회장은 "한복이 불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꽤 많다. 그러나 한복은 얼마든지 편하게 개량할 수 있는 의복"이라며 "많은 분이 한복을 입고, 한복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이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TV에 나오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그때마다 한복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며 "이처럼 미디어 노출이 잦은 분들이 앞장서서 한복을 홍보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유 지회장은 "한복은 모양, 색깔과 바느질 하나까지 기술적으로 만들어진 매우 섬세한 옷"이라며 "한복을 40년 동안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리 고유문화인 한복 문화의 전승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소 지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