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예상을 웃도는 투표율 속에 치러진 대선에서 투표에 참여한 시민들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동 트기 전부터 수십명 투표 대기
작업복 입고 잠깐 들른 유권자도
"민주주의 국가 국민의 권리 지켜"
이날 오전 6시 투표 시작과 함께 찾은 수원시 영통동 태장고등학교 투표소에는 동도 트기 전에 이미 수십 명의 시민들이 투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7시께 찾은 수원 고등동행정복지센터에도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임시공휴일임에도 작업복을 입은 채 투표소를 방문한 유권자도 있었다. 인근 공사 현장에서 일한다는 한모(27)씨는 "근무 시간 중 잠깐 투표를 하러 들렀다"며 잰걸음을 재촉했다.
수원 영통구의 한 투표소에선 사회초년생 김민중(27)씨가 투표권을 행사했다. 올해 대학교를 졸업했다는 김씨는 "대한민국 20대, 사회초년생들이 행복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며 손등에 찍힌 기표 도장을 자랑스레 내보였다.
경기 북부 김포에 거주하는 안모(18)군도 이날 생애 첫 표를 행사했다. 안군은 "처음으로 유권자가 돼 제 의견이 행사됐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며 "첫 투표부터 '비호감 대선'이라 결정이 힘들었다. 곧 20대가 돼 사회에 나가는 만큼, 젊은 세대들을 위한 공약을 내놓은 후보로 정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께 찾은 수원 민방위교육장에도 투표를 하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부터 노인까지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부모님과 함께 투표를 하러 온 조모(26)씨는 "정권 교체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쉬는 날이지만, 국민의 의무라고 생각해 투표했다"고 말했다.
화성시 능동에서 투표에 참여한 황모(45)씨는 "민주주의 국가 국민의 유일한 권리로서 한 표를 버리는 것은 아닌 것 같아 투표소에 나왔다"고 투표 이유를 설명했다.
"PCR 양성 확인서 필요한 줄 몰라"
곳곳서 확진자에 안내 미흡 지적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오후 6시부터 확진자 투표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투표를 하러 왔다 되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 인천 서구 주민 박상미(55)씨는 "가족이 다 확진자고, 나도 어제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와 자가격리를 하고 오늘 낮에 PCR검사를 받고 확진자 투표소로 왔다"며 "근데 PCR 양성 확인서가 없어서 투표를 못한다니 안내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탓에 신분증을 챙겨오지 못한 유권자로 인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신분증 사진과 자격증을 들고 왔지만 신분 확인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남동구 주민 전모(40)씨는 "신분증이 회사 사무실에 있는데 양성판정을 받아 사무실에 갈 수가 없었다. 신분증 사진과 자격증을 들고 왔지만 신분 확인이 어렵다고 해 투표를 못할 뻔 했는데, 다행히 선관위 측에 확인받아 투표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미추홀구 주민 김모(63)씨는 "오늘 낮 12시에 자가격리가 끝났는데, 일반 유권자들처럼 투표를 할 수 있는지 몰라 6시 이후에 왔다"며 "오늘 자가격리가 끝난 사람들이 언제 투표를 해야 하는지 안내 문자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지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