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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이자 솔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 중인 김수연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아시아 첫 여성 객원 악장으로 활약한다. 세계 최고의 악단으로 손꼽히는 베를린 필에서 근래 들어 한국인 연주자들이 객원 단원 등으로 활약하는 모습이 잇따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소속사인 아트앤아티스트는 김수연이 17일(현지시각)부터 3일간 존 엘리엇 가디너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 정기연주회에 객원 악장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김유빈, 유성권 등 유럽 악단서 활약 연주자 객원 수석 초청돼 주목
"세계 유수 악단 정단원, 뛰어난 솔로이스트 배출 만큼 중요"


1882년 창단 이후 오랜 세월 여성 연주자들에게 벽이 높았던 베를린 필은 지난 3월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공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리사 바티아쉬빌리를 객원 악장으로 발탁한 후 일주일 만에 김수연을 객원 악장으로 초대했다. 이번 공연에서 베를린 필은 멘델스존의 교향곡 2번과 브람스의 '운명의 노래'를 선보인다. 이후 김수연은 5월에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객원 악장으로 초청받아 이반 피셔와 함께 헝가리, 이탈리아, 독일 투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유구한 역사와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가진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은 연주자들에게 꿈의 무대로 여겨진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유럽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한국 연주자들이 베를린 필 객원 연주자로 초청돼 뛰어난 실력과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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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티스트 김유빈 /예술의전당 제공

김수연과 같은 악단의 수석 플루티스트인 김유빈은 지난해 존 윌리엄스와 수잔나 멜키가 각각 지휘한 베를린 필 공연의 객원 수석으로 참여해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수석으로 주목받은 김유빈은 베를린 필에서의 공연 뒤 "음악 인생에서 단연 정점을 찍은 경험", "많은 긴장을 했지만 너무 행복하게 연주하고 감동적인 시간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어려움을 겪기 전이었던 2019년에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수석 바수니스트인 유성권이 베를린 필 객원 수석으로 초청됐다. 당시 페테르 외트뵈시의 지휘로 진행된 공연에서 유성권은 동양인 목관주자로서는 처음으로 베를린 필의 객원 수석을 맡아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현재 비올리스트 박경민이 베를린 필의 종신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는 "근래 우리나라 출신 젊은 연주자들의 기량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유럽 유수 악단들에서 활동하고 있고, 베를린 필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에 참가하는 연주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베를린 필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훌륭한 악단의 한국 출신 정단원이 늘어나는 것은 뛰어난 솔로이스트가 나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