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락·고산지구 등 의정부 동부권 신도시 주민들을 중심으로 의정부 내 중고교 학군을 둘로 분리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는 동부권에서 서부권 구도심에 있는 학교까지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신도시 내 중고교 신설 계획도 미흡하자 나온 주장으로, 정작 교육청은 난색을 보이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14일 경기도교육청과 의정부교육지원청, 주민 등에 따르면 고산지구 주민협의체 '고산신도시연합회'는 지난달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학군 분리 가능성 등을 질의했다.

고산신도시연합회 관계자는 "지금도 고산지구 내 중고교 1천명 이상의 학생이 단일 학군이라는 이유로 한 시간에 가까운 통학시간이 걸리는 의정부 내 먼 학교로 배치돼 힘든 등교를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 신도시 내 올해 9월 중고교 통합학교 한 곳이 신설 예정인데, 이는 학생 수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민락·고산지구, 접근성 낮고 신도시 신설 계획 미흡
교육청 "학군 조정 어려워 교통여건 개선위해 노력"

이 관계자는 "고산지구에 수천여 가구가 신규로 입주하는 내년부터는 먼 통학거리로 고통받는 학생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단설 고교 신설과 더불어 학군 분리로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의 요구가 거세자 지방선거에 출마한 일부 시장 출마자도 학군 분리를 공약한 상태다. 권재형 의정부시장 예비후보는 "한시가 바쁜 중고생들이 하루에 몇 시간씩을 대중교통에서 보낸다는 것은 매우 소모적이고, 부모로서도 가슴 아픈 일"이라며 "학군 결정은 교육청에서 하겠지만 지자체장으로서 주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학교의 신설과 학생 배치는 의정부교육지원청이, 고등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맡고 있다. 두 기관 모두 의정부 동부권에 단설 학교를 신규로 확충하거나 학군을 동서로 분리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의정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처음 고산지구가 조성될 시점엔 중·고교를 각각 1개교씩 신설하려 했으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거치면서 예상 학생 수와 제반 여건을 고려해 중·고 통합 1개교 신설로 조정됐다"며 "주민들의 요구는 알고 있지만 추가 학교 신설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의정부는 단일 평준화 지역으로, 민원이 있다고 해서 정해진 학군을 조정하긴 어렵다"며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위해선 지자체와 협의해 교통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