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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는 장애인 등 소수자들을 위한 미디어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70대 노인들이 가마우지 떼들의 습격으로 인해 한강 두물머리 일대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장면들을 영상에 담았고, 고3 청소년이 '지속 가능한 의생활'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생산되는 옷이 유발하는 환경 문제를 영상으로 구현했다.

이는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를 통해 '시민 제작자'들이 만든 작품 일부다. 지난 2019년 남양주에 개관한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는 경기도 내 시민들이 주체가 돼 '미디어로 행복한 삶'을 도모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자발적으로 모인 '초보' 시민 제작자들이 센터를 통해 미디어 교육과 방송 참여 기회를 제공 받는 가운데, 이들이 만들어낸 영화와 다큐멘터리는 각종 영상·영화제에 출품, 초청돼 수상하는 등의 성과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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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학교를 찾아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는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에 따르면, 센터 이용자 수는 지난해 7만9천500명 수준으로, 개관 당해인 2019년 1만1천110명, 2020년 6만4천332명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센터의 미디어 교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 경기 도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영상 제작 프로그램의 운용법은 물론, 촬영·편집 기법까지의 제작 교육 과정을 총 망라한 '시민제작자' 과정이 그중 하나다.

초·중·고교 대상의 미디어 교육도 있다. 도내 학교들이 자체적으로 개설한 미디어 프로그램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며, 학내 방송부 및 관련 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콘텐츠 교육 지원 사업을 펼친다. 센터를 통하면 값비싼 제작 장비도 무상으로 지원 받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시민 제작자들의 성과는 눈부시다. KBS와 지역방송을 통해 선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영화·영상제에도 출품돼 수상의 영예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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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남양주에 개관한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중학생인 김태현 군과, 이예은 양이 감독을 맡아 제작한 '별 보러 가자'는 지난해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다. 초등학생인 윤찬혁 군이 만든 '진짜? 친구!'라는 제목의 13분짜리 단편 영화는 지난해 '춘천영화제'와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본선에 동시에 올랐다.

시니어 제작자 엄윤일 씨가 메가폰을 잡은 '새벽을 여는 사람들'은 오는 5월 제14회 '서울노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상영될 예정이다.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관계자는 "경기센터는 설립 3년차에 불과하지만 전국에 있는 10곳의 미디어센터 중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제작된 작품 가운데 몇 작품을 선정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상영회도 직접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