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세요!"
지난 25일 저녁 수원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에서 달리기 중 기진맥진한 내게 러닝 크루 '부스터'의 멤버가 외친 이 한마디가 귓가를 때렸다. 최근 러닝 전도사 안정은씨에게 러닝에 필요한 준비 과정을 배우고 실전에 돌입했지만, 평소 오래 걸을 일조차 없던 내게 달리기는 쉽지 않았다.
러닝크루 10여명과 공원에 모여
'3년 내공' 20㎏이상 감량한 이도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을 한 바퀴 돌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지만 2바퀴째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했다. 혼자 뛰었다면 바로 포기했겠지만, 보조를 맞추던 부스터 멤버들은 끝까지 기운을 불어넣으며 지친 나를 독려했다.
멤버들의 도움과 배려로 청소년문화공원을 2바퀴 뛰는 것에 성공했다. 뛴 거리는 약 3㎞ 정도로 긴 거리는 아니었지만, 같이 뛰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웠다.
이날 달리기를 함께한 부스터 멤버는 10여 명에 달했다. 이들은 다 같이 모여 스트레칭을 한 후 실력에 따라 조를 나눠 달리기를 시작했다. 평상시에도 5㎞에서 10㎞ 정도를 달린다고 한다. 실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멤버들도 있다.
40대인 김모씨는 2019년 부스터에 가입 후 3년 가까이 꾸준히 달리기를 하며 20㎏ 이상을 감량했다. 그는 "원래 술도 많이 마시고 담배도 피우면서 몸무게가 많이 불었었는데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체중을 많이 감량했다"며 "젊은 친구들과 운동을 하면서 좋은 기운도 받아가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타고난 체형이 날렵했을 것 같았던 그 역시 과체중으로 '암흑기'를 보냈다는 고백에 힘이 솟았다.
3㎞ 레이스 성공후 '달밤의 체조'
"같이 말 걸어주면 훨씬 더 멀리"
레이스를 마친 부스터 멤버들은 운동 후 스트레칭을 통해 한밤중의 달리기를 마무리했다.
부스터 운영진인 차송이(28)씨는 "옆에서 사람들이 같이 뛰어주고 말을 걸어주면 자신이 뛸 수 있는 거리보다 훨씬 더 뛸 수 있다"며 "혼자서 운동하면 의지가 약해질 수 있는데 같이 뛰면 서로 의지도 북돋울 수 있다"고 러닝 크루의 장점을 설명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