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세나의 지원 형태는 다양하다. 뮤지엄이나 콘서트홀, 아트센터 등을 직접 운영하며 문화예술 인프라의 저변을 넓히기도 하고, 다양한 교육콘텐츠나 축제·공연·전시·체험 프로그램에 후원하기도 한다. 또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경기도의 경우 경기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기부 캠페인인 '문화이음' 사업이 있다. '문화이음'은 기업의 메세나에서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05명이 가입하고 약 62억원이 모금됐다.
이 사업을 통해 뮤지엄 전시는 물론 공공예술 프로젝트나 교구·도료 등의 지원, 갤러리와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후원 등 다양한 사업이 이뤄진다.
기업들, 63.2·27.9%순 이유로 꼽아
코로나로 지원규모 2020년 14.6%↓
조금씩 성장세를 보이던 이러한 기업의 메세나 규모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크게 줄었다.
한국메세나협회의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기업출연 문화재단)의 2020년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1천778억4천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와 비교해 지원 총액이 14.6% 감소했다.
협회는 관객과 대면하며 현장에서 소통한 문화예술계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침체되며 활동이 줄었고, 그만큼 기업의 지원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메세나를 하는 이유에 대해 기업들은 사회공헌 전략 차원의 지원(63.2%)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를 이어 마케팅전략(27.9%), 경영전략(8.9%) 순으로 나타났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국공립으로 운영되는 전시관들은 예산이 적기도 하고, 작가분들 역시 후원이 많이 필요하다"며 "문화예술계에 사회공헌 활동을 함으로써 함께 성장하는 모습도 보여주며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도료·컬러기업이라는 특성상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은 꾸준히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佛 메세나법 도입후 총액 3배 늘어
우수기업 발굴 예우 등 노력도 필요
기업들의 메세나는 예상치 못한 팬데믹 상황에도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과 같은 새로운 방식으로 상생 방안을 찾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문화예술계 관계자와 지역 주민들을 소통하게 하고, 문화를 폭넓게 누릴 수 있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재 위축되어 있는 메세나가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의지는 물론, 정책 지원에 대한 부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메세나협회 관계자는 "프랑스의 경우 획기적인 세제 지원책이 담긴 메세나법을 도입한 이후 기업의 예술 지원금 총액이 세 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며 "세제 인센티브와 같은 경영 활동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혜택을 통해 기업의 예술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예술후원우수기관' 인증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제도를 활용하거나 이에 따른 혜택이 부족하다"며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우수한 기업들을 발굴해 예우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후원을 받는 기관에서도 노력이 필요하다. 메세나 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나 아이템에 대한 꾸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후원을 받기만 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잘 짚어낸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