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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아 자전거 레저특구인 양평군에 자전거 마니아들이 크게 늘고 있다.

아름다운 남한강변을 따라 편안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자전거 코스도 있지만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동부 5고개(벗고개~서후고개~명달리고개~다락재고개~유명산 70㎞ 코스) 중 옥천면 중미산에서 서종면 서후리로 이어지는 고갯길은 업힐(언덕 오르기)의 매력을 선사한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후고개에서는 무리를 지은 자전거 마니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힘겹게 고개를 오르거나 내리막길을 빠르게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고갯길을 오를 때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 듯하지만, 거대한 자연에 순응하며 나 자신과 싸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리고 언덕길을 내려올 때 나의 몸과 마음은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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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후리 숲, 33만㎡에 계곡·단풍·참나무·자작나무·메타세쿼이아 등 군락
복합문화공간 '오르다온' 청계산 기슭 66만㎡ 문화체험장 '즐거움 충전'
국내 최대 500㎡ 전통 한옥 공연장 '송백당'·누각 희락루서 각종 행사도
'서후1리' 캠핑족 명소 산촌생태마을·서후숲작은도서관 등 정원마을로

굳이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이 코스는 연인, 가족과 함께하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차로 한적한 시골 마을 길을 구불구불 지나다 보면 형형색색의 마을 주택과 정원이 보이고, 고갯길은 울창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잎새 사이로 하늘빛이 통과할 때의 채광과 자연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만들어 낸 작품처럼 아름답다.


또 차의 창문을 열고 저속으로 달리다보면 시원한 바람과 풀 내음이 2년여의 코로나19로 지쳤던 심신을 말끔히 씻어낸다.

서후고개를 넘어오면 2019년 BTS(방탄소년단)가 다녀간 '서후리숲'과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수목원과 둘레길, 한옥 연회장(송백당), 펜션, 카페 등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오르다온', 그리고 폐교를 활용한 '서후1리 산촌생태마을' 캠핑장 등 치유와 휴식의 공간은 물론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서후리 숲, 자작나무와 봄꽃에 반하다
33만㎡ 규모의 서후리숲(대표·오진리)은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다. 산책로를 따라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과 함께 울창한 숲에는 단풍나무, 철쭉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은행나무, 메타세쿼이아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계절에 따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추천 산책로는 피톤치드를 내뿜는 자작나무숲이 장관을 이루는 A코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위한 B코스는 소나무와 잣나무, 침엽수림 중심의 산책로로 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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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봄꽃들로 꾸며진 정원 위에 카페와 계곡을 건너 넓게 펼쳐진 잔디밭은 병풍같이 둘러싼 숲과 어우러져 가슴이 확 트인다. 또 천천히 숲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 피어있는 봄꽃들이 발길을 멈추게 하고, 군락지마다 힐링 포인트 지점에 의자와 BTS의 사진이 있어 재미를 더한다.

특히 녹음이 짙은 온갖 나무 사이를 지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반기는 순백의 자작나무들의 고고한 자태는 보는 순간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자작나무의 껍질이 하얀 이유로 추운 지방 눈이 쌓인 곳에서 검은색 껍질이 빛을 모두 흡수하면 화상을 입기 때문에 긴 시간 동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햇빛을 반사하는 하얀 껍질을 만들었다는 설명에,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우리 한민족의 순수함과 강인한 생명력마저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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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서후리숲. 양평/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그리고 메타세쿼이아 숲은 2010년 태풍 곤파스로 훼손된 잣나무 숲에 메타세쿼이아 묘목을 심은 것으로, 아직 덜 자란 나무줄기 사이로 따사로운 햇살이 숲길을 비출 때 연인과 친구는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젊은 엄마와 아빠는 아이를 업고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자연 속 건강과 즐거움을 일깨우는 '오르다온'
양평군 서종면 청계산 기슭(해발 400m)에 위치한 66만㎡ 규모의 힐링 복합문화공간 '오르다온'(대표·안경옥)은 웅장한 산줄기와 푸른 숲,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로 계곡의 물소리, 새소리가 반겨주는 곳이다.

안경옥 대표는 "상쾌한 공기와 자연 속 풍경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오르다온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가는 곳, 다양한 문화체험으로 삶의 즐거움을 충전하는 곳"이라며 "수목원, 식물원, 둘레길, 한옥 공연장, 카페, 펜션 등 볼거리, 즐길거리 등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오르다온 곤충관
양평군 서종면 청계산 기슭에 위치한 힐링 복합문화공간 '오르다온' 곤충관에서는 생태계의 표본들을 직접 관찰하고 교감할 수 있다. /오르다온 제공

특히 수목원과 3㎞의 둘레길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유지되고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물, 땅, 공기, 빛이 빚어낸 숲과 나무, 꽃과 식물들이 "왜 이제야 왔어"라고 말을 건네는 듯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가족을 위한 공간도 다양하다. 대나무 숲, 여러 종류의 꽃향기 뜰, 열대 식물 등이 있는 식물원과 생태계의 표본들을 직접 관찰하고 교감할 수 있는 곤충관, 그리고 쿵푸 팬더, 기린, 사자 등 조형물과 형형색색의 다리, 풍차로 조성된 가족공원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 밖에도 국내 최대 500㎡ 규모의 전통 한옥 공연장인 송백당(松栢堂)과 한옥 누각 희락루(喜樂樓)는 수용인원이 최대 250명으로 공연, 세미나, 웨딩 등 각종 문화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유럽풍의 펜션과 수영장,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그리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캠핑장과 눈썰매장, 전망대, 식당 건물이 조성되면 완벽한 힐링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개장하게 된다.

 

더불어 사는 명품 정원마을 '서후1리'
서후고개와 숲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자 서후1리 신용화 이장과 신용복 노인회장은 기대가 크다.

"예로부터 골짜기가 두텁다고 해서 서후리(西厚里)라고 칭했는데 그만큼 찾는 이들이 없는 외진 곳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주말마다 수백 명이 방문하고, 건강한 노후를 위해 정착한 주민이 마을 인구의 70%를 차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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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후리숲에는 산책로를 따라 흐르는 계곡 물과 함께 각종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울창한 숲이 펼쳐져 계절에 따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양평/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신 이장은 '서후1리 산촌생태마을'과 보건진료소, 서후숲작은도서관 등 마을 자랑에 여념이 없다. 폐교 운동장 위에 넓은 캠핑장과 공연장, 관리동, 펜션, 농산물판매장 등으로 조성된 '서후1리 산촌생태마을'은 개수대, 화장실,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캠핑족들에게 익히 알려진 곳이다.

신 이장은 "올해 경기도 마을정원조성사업과 공간조성 주민제안사업 등 각종 공모사업에 선정돼 캠핑장과 도서관 리모델링, 마을도로 확·포장, 체육시설 확충 등 방문객과 주민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명품 정원마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신용복 노인회장은 "서후숲 작은도서관은 마을 주민이 재능기부를 통해 서예, 통기타, 노래, 요가 등 12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며 "이번 가을에는 주민들이 갈고닦은 실력을 발표하는 축제도 열어 방문객과 흥겨운 무대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모두들 인간은 늙고 쇠약해지며 점점 죽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린 시절 친구들과 뒷동산에 올라 자연 속에서 뛰놀던 기억은 나이 들어서도 생생하다. 그리고 자연생활 등을 통해 삶을 더 깊게 느낀다. 시작도 끝도 없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연결된 순환의 장이 양평군 서종면 서후리에서 펼쳐지고 있다.

양평/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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