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501000229100010871.jpg
용인 죽전동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건립에 거세게 반발하며 맞서고 있으나, 지난 3월 말부터 시작된 공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용인시 죽전동 일대 물류센터 활용과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촉발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5일 용인시에 따르면 수지구 죽전동 1351 일원 7천186㎡ 규모 부지에 위치한 물류센터는 1992년 최초 허가가 난 창고시설로, 지난 3월 코람코에너지리츠가 기존 소유주인 SK네트웍스로부터 건물과 부지를 인수했다.

마켓컬리는 임대차계약을 통해 이 자리에 입주를 앞두고 있었으나, 대형 화물차량의 잦은 통행으로 아이들의 보행 환경이 위험해질 것을 우려한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혔고 결국 지난달 27일 기존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마켓컬리는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주민 반발 등의 부정적 여론을 안고 가는 게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켓컬리 측의 자진 철회로 급한 불은 꺼졌지만, 주민들은 주거단지와 학교 인근에 물류센터 시설은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기존 창고 대신 공원이나 체육시설 또는 상업시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달라는 게 주민들의 요구다.

축구장 면적 14배… 유해 전자파 도마
공사 중지 요구 집회 등 대책 촉구
앞서 마켓컬리, 물류센터 계획 철회
市 "절차 맞게 허가… 중단 어렵다"


2022050501000229100010872.jpg
용인 물류센터 운영과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발하는 죽전동 주민들이 지난달 30일 죽전1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용인 죽전동 주민 제공

더 큰 문제는 데이터센터다. 물류센터로부터 400여m 떨어진 죽전동 1358 일원 3만3천70㎡에는 지난 3월 말부터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건립공사가 시작됐다. 연면적이 9만9천70㎡에 달해 축구장 면적의 14배 수준으로 이는 국내 데이터센터 중 최대 규모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에서 파생되는 유해 전자파의 위험성과 신규 공사 진행에 따른 각종 안전 문제 등을 앞세우며 분개하고 있다. 일각에선 당초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올 것처럼 주민들을 속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 주민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온다는 사실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 유해성이 없는 떳떳한 시설이라면 진작 주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물었어야지, 지식산업센터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을 눈속임해 공사부터 시작하고 본 것 아니냐"며 "이곳 일대에 3천 가구 넘게 살고 있고 학교만 10곳이 넘는다. 매일같이 대형 화물차들이 지나다니는 곳에 살란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수지 내 다른 인근 지역에 비해 심각한 상대적 소외감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주말 죽전1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데이터센터 공사 중단을 외치며 집회를 연 데 이어, 향후 대응을 위해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준비 중이다.

시는 주민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데이터센터 공사를 중단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 내에 데이터센터도 포함되는 개념이고, 공청회를 필수로 열어야 하는 사안은 아니었다"며 "절차에 맞게 허가가 났고 이에 따라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를 중단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