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할 때나 돼지고기 수육을 먹을 때 빠지면 서운한 게 새우젓이다. 옛날에는 새우젓을 급체했을 때 민간약으로도 사용했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는 이 새우젓의 집산지다. 조선시대 말부터 서해안 일대의 고기잡이배들이 새우를 잡아 이곳에 들어오면서 옹암은 국내 제일의 새우젓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땅에 묻어 보관하면 여름철 쉽게 부패
폐광에 저장하자 고유의 맛 길게 유지
신안 앞바다에서 잡은 품질 좋은 새우
1년동안 간수하고 천일염으로 간 맞춰
토굴 속 일정한 온·습도로 3개월 보관
알코올에 의한 간기능 장애 개선 효과
콜레스테롤 낮추고 피로회복에도 도움
특히나 토굴 속에 새우젓 독을 넣는 독특한 보관방식 때문에 광천새우젓은 토굴새우젓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 대표적인 새우젓판매단지로 성장했다.
홍성군의 대표 특산품인 광천토굴새우젓을 맛본다.
토굴
새우젓은 조랭이 또는 조쟁이라 불리는 항아리에 저장했다. 토굴을 사용하기 전에는 땅을 약 1m 정도 파서 묻어서 보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새우젓은 여름에 부패, 버리는 것이 많아 생산성이 떨어졌다. 일제시대 금광에서 인부로 일했던 경험이 있었던 고 윤병원씨가 1954년 버리는 셈 치고, 60독 분량의 새우젓을 지게꾼을 사서 폐광된 오서산 자락으로 옮겼다. 이렇게 폐광에 저장해 둔 젓갈을 가을철에 살펴보니 부패하지 않고, 잘 숙성된 좋은 젓갈이 된 것을 발견하면서 새우젓 고유의 맛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을 알게 됐다.
그렇게 1960년 산중턱에 토굴을 파서 새우젓을 보관하는 방법을 개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토굴은 돌이 많고, 물이 많이 떨어지는 곳이 명당이다. 현재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 일대에 40여 개의 크고 작은 토굴에서 연간 2천500t 가량의 새우젓이 자연 숙성되고 있다. 이곳은 광천토굴새우젓단지로 특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토굴의 역할
젓갈의 미생물은 발효가 시작된 지 30~50일까지 계속 증가하고, 그 이후에 서서히 감소하게 된다. 여기서 분비하는 미생물인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가 젓갈의 숙성 과정에서 맛을 좌우하는데, 항상 일정한 온도(14~16℃)와 85% 이상의 습도를 유지하는 토굴에서 발효되는 젓갈은 새우의 효소적 가수분해 산물인 유리아미노산과 비단백태 질소화합물, 핵산 관련 물질들이 조화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토굴새우젓은 인위적으로 온도를 조절, 저장하는 새우젓과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일정한 온도 덕분에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광천토굴새우젓
토굴새우젓은 신안 앞바다에서 잡은 질 좋은 새우에 1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간을 맞춘 새우젓은 신선한 자연해풍, 일정한 온도, 습도를 유지한 토굴 속에서 3개월간 숙성시킨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활성암반토굴 속에서 숙성·보관하는 광천토굴새우젓은 자연 건강식품으로 품질이 우수하다.
토굴에서 숙성이 잘 된 새우젓은 단맛이 나고, 살이 단단하다. 젓국물이 희고 맑은 게 특징이다. 토굴이 만든 천혜 자연발효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양념이 속살까지 배 독특한 맛이 나고, 비타민과 미네랄 같은 영양소가 농축된 무공해 자연식품으로 인정받아 김장철이면 전국에서 온 소비자들로 문전성시다.
광천읍의 새우젓 생산과 판매 업체는 100여 곳에 이른다. 1996년부터 매년 10월경 광천토굴새우젓축제가 열린다.

광천토굴새우젓의 효능
새우젓이 숙성하는 동안 베타인의 함량이 증가하며, 새우껍데기에 존재하는 키틴이 일부 분해, 키틴올리고당이 된다. 키틴올리고당은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암을 억제하는 동시에 전이를 방지한다고 알려졌다. 베타인은 예로부터 위액의 산성도를 조절하는 의약품으로도 사용됐다. 고지혈증, 비만, 지방간, 알코올에 의한 간 기능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다. 새우젓의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고, 피로회복과 근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광천토굴새우젓은 미생물 오염도 조사와 영양 평가를 한 결과 미생물학적으로 안전하며, 영양학적으로 무기질 함량이 풍부하다.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 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 몸이 단백질을 흡수하면 이를 소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성분인 프로테아제와 지방을 가수분해시키는 리파아제가 다른 새우젓에 비해 30% 정도 더 함유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전통식품이면서 홍성군의 지역특산물인 광천토굴새우젓은 그 이용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전일보=박계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