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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인천 월미산에서 만난 '인천둘레길 안내자' 김종운씨는 "인천둘레길은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하면서 주민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소중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2022.5.27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인천둘레길은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하면서 주민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2010년부터 12년째 '인천둘레길 안내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운(64)씨는 "도심 속 바람이 순환하는 통로를 만들고 동식물 등 산림을 보호하는 기능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둘레길은 계양산과 부평구·서구 경계에 있는 원적산, 남동구 인천대공원·소래습지생태공원, 미추홀구 문학산 등으로 이어지는 S자 형태 녹지축을 따라 만든 산책로다.

인천 내륙에는 하천과 갯벌이 있는 소래길과 해안길, 배다리 헌책방거리가 있는 연탄길, 성창포길, 월미도 등 14곳이, 섬 지역으로는 강화군 마니산과 옹진군 장봉도에 2곳이 있다.

김씨는 인천둘레길을 탐방하는 시민들과 함께 짧게는 40분, 길게는 3시간 가량 걸으면서 자연 생태부터 역사·문화 등을 알리는 길라잡이 역할을 맡고 있다.

도심속 허파역할·주민엔 휴식공간
軍·도로에 40곳 단절 "복원에 온힘"


인천둘레길은 초창기 가족 단위 주민의 참여가 많았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부산과 제주도 등 다른 지역에서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김씨는 인천둘레길이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로 '각 공간이 가진 고유한 특색'을 꼽았다.

"첫 번째 코스인 계양산은 소설 '임꺽정'의 배경이 되는 곳으로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고려 시대 매를 훈련시켜 원나라에 보냈던 '징매이고개'가 있는 곳이기도 하죠. 인천상륙작전 격전지였던 월미산 둘레길은 전쟁의 상흔을, 신 먼우금길은 인천 원도심과 신도심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김씨가 인천둘레길 안내자가 된 계기는 2000년대 지역 녹지보전에 앞장섰던 활동과 맞닿아 있다. 당시 가톨릭환경연대집행위원장이었던 김씨는 시민사회와 함께 인천의 녹지축을 가로질러 터널을 뚫거나 도로를 개설하는 공공·민간계획을 저지한 바 있다.

김씨는 인천둘레길 안내자로서 둘레길의 근간이 되는 녹지축을 보전하고 분절된 구간을 생태공간으로 잇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금도 인천 S자 녹지축 중간에 군부대와 도로 등으로 단절된 구간이 40곳가량 있습니다. 녹지축은 주민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큰 기여를 합니다. 앞으로도 시민에게 녹지축이 갖는 중요성과 왜 이를 복원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알리는 데 힘쓰겠습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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