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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연, 김혜정 경기도의회 주무관과 단희라 경기도청 주무관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

"모두가 한마음으로 보살핀 덕에 지금은 아주 건강해요."

김혜정·차가연 경기도의회 주무관과 단희라 경기도 주무관은 수원 팔달산의 경기도청 옛 청사에서 새끼 고양이 '치즈'를 구출한 장본인들이다. 이들이 길고양이 치즈를 처음 봤을 때는 지난해 6월이다. 도청 옛 청사 주변에서 우연히 새끼 고양이 네 마리를 봤고 그중 한 마리가 치즈다.

발견 초기 어미가 새끼를 돌봤지만 어쩐 일인지 얼마 안 가 어미는 자취를 감췄고 한 달여 시간이 흐르면서 네 마리 중 두 마리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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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치즈와 쿠키가 에어컨 실외기 옆에 있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 /차가연 경기도의회주무관 제공

이들은 두 마리의 새끼 고양이 이름을 치즈와 쿠키로 지었고 시간 날 때마다 돌봤다. 무더운 여름철 건강하게 버텨주길 바라는 마음에 물과 사료, 비바람을 피할 집도 청사 내에 마련해 줬다. 비록 에어컨 실외기 바로 옆의 좁은 공간이었지만 치즈와 쿠키가 장맛비를 피할 수 있도록 한 배려다.

그러나 쿠키는 돌연 모습을 감췄고 계절이 바뀌고 새해 3월의 봄이 됐다. 혼자 남은 치즈는 도청과 도의회 직원들의 사랑을 받고 어엿한 어른 고양이가 됐다.

하지만 한 달 후 광교 신청사로의 이전을 앞두고 이들은 치즈를 책임질 주인이 필요했다. 분양 전단지를 만들어 홍보했지만 입양 희망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더욱이 동물병원에서 치즈는 고관절이 점차 파괴되는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진단을 받아 다리를 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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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병원 치료 중인 치즈의 모습. /차가연 주무관 제공

이들은 병원비 120만원을 모으기 위해 주변에 도움을 청했고 다행히 7명의 직원들이 치료비를 모아 줘 치즈는 무사히 수술을 받았다. 

현재 치즈는 차가연 주무관과 산다. 당초 입양자가 나타날 때까지 임시 보호였지만 어느새 정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치즈를 '경기도 직원' 모두가 살린 거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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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연 주무관 집에서 살고 있는 건강한 치즈의 모습. /차가연주무관 제공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