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이 있어야 기계를 돌리죠."
31일 오전 반월·시화공단. 경기도 서부권의 제조업을 책임지는 국가산업단지인데 요란하게 돌아가야 할 기계들이 상당수 멈춰 있었다.
전 세계의 포스트 코로나에 따라 수출도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노동자가 없어 일감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공장주들의 하소연이다.
포스트 코로나로 수출 회복세 불구
외국인노동자 인력 수급 제때 안돼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 3월 기준 안산지역 국가산업단지의 가동률은 모처럼 80%를 넘었다. 전월인 2월 77.5% 대비 2.7%p, 전년 동월 79.5% 대비 0.7%p 오른 80.2%를 찍었다. 수출도 7억3천124만 달러로 전월 6억1천568만 달러 대비 18.8%, 전년 동월 6억8천550만 달러 대비 6.7% 상승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 공장주들은 일할 사람만 더 있었더라면 훨씬 높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국내 노동자들은 3D 산업 중 하나인 제조업을 기피하고 있고 그 빈자리를 채웠던 외국인 노동자들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아직 인력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3월 기준 안산 국가산업단지의 고용 현황을 보면 14만9천657명으로 전년 동월 15만607명 보다 0.6%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금속과 철강, 운송장비, 섬유·의복 등에서 크게 줄었다.
일감 밀려오지만 소화 조차 못해
공장주들 "문 닫을 처지" 고통 호소
그나마 공장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에 희망을 걸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네팔·캄보디아·태국·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는 1만4천여명으로 지난해 연간 수치(1만500여명)를 넘어섰다.
다만 안산뿐 아니라 전국이 외국인 노동자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농번기도 겹쳐 있는 터라 체감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공장주는 "방역 강화 조치로 국경이 닫히면서 2년 넘게 인력난에 시달렸는데 포스트 코로나로 일상이 회복되고 있다는 현재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무슨 방도라도 있어야지 이러다간 일감은 있는데 사람이 없어서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