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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의 한 자전거 도로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도로 가로수는 물론 인접한 국도변 가로수까지 훼손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가평군 한 국도변의 일부 가로수가 강전정(강한 가지치기)으로 되레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5월23일자 10면 보도=가평군 국도변 '뼈대만 남은 가로수' 미관 해친다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강전정을 한 이유가 민간 태양광 발전소 설치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또한 이 발전소 설치로 인해 자전거 도로의 일부 가로수도 무분별하게 가지가 잘려져 나가는 등 폐해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가평 폐철도 자전거도로·국도변
설치 공작물내 식재 '강한 가지치기'
해당업체 "군과 협의해 대책 마련"

7일 가평군 등에 따르면 A사는 경기도로부터 전기사업 허가 승인을 받고 지난해 12월 가평읍~청평면의 폐철도 부지 일부 자전거 도로(3.4㎞)를 이용, 3천557㎾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설치작업을 시작했다. 발전소는 자전거 전용도로 위 4∼4.5m 높이, 가로 6.2m, 세로 4.1m 크기 약 6천장의 집광판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자전거 도로에 터널식 지붕이 씌워지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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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의 한 자전거 도로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가운데 지붕 시설 공사 전 가로수 사이사이에 비슷한 높이의 공작물 기둥이 서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하지만 이 발전소 설치로 인해 자전거 도로의 수백 그루 가로수는 물론, 바로 옆에 인접한 국도변 가로수까지 강전정 피해 및 폐기될 위기에 처하고 있다.

도로 관리청인 군은 경기도 전기사업 허가 승인에 앞서 지난해 4월 전기사업 허가 신청에 따른 의견조회 최종 회신을 통해 자전거 도로의 시설물 유지보수 및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비용 부담 등의 도로(국유재산) 사용허가 조건과 주민 의견 수렴 절차 필요성 등의 의견을 냈지만 가로수 훼손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자전거 도로 가로수는 발전소 설치 공작물 내에 식재돼 있어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로수 중 이팝나무는 약 20m 높이까지 자라는 대형수목으로 가로수의 키를 낮추는 전정 방법은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겨울철 터널식 지붕으로 햇빛이 차단된 자전거 도로의 결빙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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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의 한 자전거 도로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인근 국도변 가로수와 자전거도로 가로수가 훼손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주민 B(53)씨는 "민간 태양광 발전소 설치 때문에 공공의 가로수가 마구 훼손됐다는 소리에 어처구니가 없다"며 "군은 하루빨리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A사 관계자는 "사업지 내 가로수 훼손 여부는 파악하지 못했다. 가로수 키를 낮추는 전정 방법 등 군 관련 부서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 발전소가 완공되면 비가림, 그늘막 효과는 물론 경관 조명 등이 마련돼 자전거 전용도로와 함께 쾌적한 산책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자전거 도로의 시설물 유지보수 및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 등은 앞서 군이 경기도에 전기사업 허가 신청에 따른 의견조회를 최종 회신한 것"이라며 "관련 부서 전기사업자 등과 협의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