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을 하며 '내가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안양 만안구청에 근무하는 이주찬(30) 주무관은 지난달 20일 열린 제61회 전라남도 체육대회(도민체전) 복싱 64㎏급에서 고향인 여수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군 대표가 출전하는 전라남도 도민체전은 생활 체육과 엘리트 선수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전문 선수들 사이에서 메달을 따냈을 만큼 이 주무관의 복싱 실력은 수준급이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복싱을 해 선수로도 활동했고 지금까지 30여 경기를 뛰었다"며 "2010년 처음으로 여수 대표로 도민체전에 참여해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30여 경기를 뛰면서 4개의 메달을 따냈다.
이 주무관은 복싱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있다. 운동을 하며 갈비뼈가 부러지고, 손목 연골이 상하는 등 부상도 입었지만 복싱에 대한 열정은 멈출 수 없다.
그는 "오늘 힘든 것이 있어도 일이 끝나고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긍정적으로 사람이 변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같은 경우 복싱을 하면서 끈기도 함께 생긴 것 같다"며 "첫 시합에서 메달을 땄을 때 '내가 흘린 땀을 배신하지 않는구나'라는 것을 배웠고 이것이 이제는 제 인생의 모토가 됐다"고 설명했다.
규제개혁 등 제안 열정 각종 표창
'만문현답' 담당 다양한 현장 누벼
시청동호회 만들어 19명 함께 운동
최근에는 이 주무관이 주도해 안양시청 복싱 동호회도 만들었다. 현재 동호회에는 19명이 함께 하고 있다. 회원 모집 과정에서는 MZ세대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묻어났다.
이 주무관은 사내 게시판에 "공무원이 공무원을 때려도 되나요. 저를 때리십시오"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동호인 모집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처음에 제목에 호기심을 갖고 들어왔다가 복싱 동호회 모집 글인 것을 알고 복싱에 관심을 갖게 되신 분들도 있다"며 "6월부터 안양종합운동장 인근 체육관에서 주 2회 1∼2시간가량 함께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에 대해서도 열정적이다. 이 주무관은 규제개혁과 제안에 대한 열정적 노력을 인정받아 2019년 행정안전부 주관 우수제안 표창, 안양시 적극 행정·규제혁신 유공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2021년에는 경기도 규제 합리화 유공 표창을 받았다.
현재는 '만문현답(만안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담당으로 다양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 주무관은 "최근에는 경기도 문화재 보존지역 규제 개선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안양/이석철·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