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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모 강은정씨가 돌본 위탁아동이 해외로 입양된 뒤 입양 가족이 보내온 근황 사진. /강은정씨 제공
입양 갈 때 심정이요?
아기를 데리고 멀리 도망가고 싶다는 말이 너무 공감됐었죠
그만큼 애정을 쏟는 거예요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입양대상 아동 위탁가정 활동을 시작한 강은정(51)씨는 그동안 입양 보낸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 놓을 때마다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건강문제로 활동을 쉬기 전까지 3년간 모두 5명의 아이를 키웠다.


입양대상 아동 위탁가정,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위탁모'는 입양기관에서 심사를 통해 선정한 이들로, 아이가 입양되기 전까지 가정에서 돌보는 역할을 한다. 이 아이들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2년 정도 이들 가정에 머물며 입양 날짜를 기다리게 된다.

 

이런 위탁모들에게 사회의 시선은 아직도 그들이 '남의 아이'를 키운다는 편견에 머물러 있다. 이에 강씨는 고개를 저었다. "내 새끼보다 더 짠한 애들이에요. 1~2년 되면 떠나보내야 해서 그 애틋함이 더 커요. 아기가 울기라도 하면 헤어지는 순간이 상상이 돼 가슴이 찢어져요."

입양전 가정서 잠시 돌보는 역할
3년간 5명 보낸 강은정씨 '눈시울'
"내 새끼보다 더 짠한 아이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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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모 강은정씨의 딸과 위탁 아동이 함께 찍은 사진. 강 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 여행을 자주 다니며 함께 한 사진을 남겨주고 있다. /강은정씨 제공


강씨는 친자식보다 더 애지중지 아이들을 길렀다. 이 아이들이 사랑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들게끔 여행도 함께 다니고 사진도 많이 남겨놓는다. 입양을 가게 되면 연도별, 계절별, 장소별로 사진을 정리해주고 옷이며 장난감, 부모들 선물까지도 바리바리 싸서 함께 보낸다.

첫 번째로 위탁을 맡았던 아이는 함께 활동했던 지인이 입양했다. 다행히 그 아이가 크는 모습을 '이모'로서 지켜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이후 두 명의 아이는 미국으로, 두 명은 국내로 입양됐다.

이러한 위탁모 활동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영유아가 집에 있으면 24시간 눈을 뗄 수 없는 것처럼 온전히 이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정부 지원도 넉넉지 못한 데다, 남의 손에 맡길 수도 없어 아파도 병원에 가는 일조차 엄두 내지 못한다.

넉넉지 못한 지원에도 애정 쏟아
잇단 학대사건에 활동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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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모 강은정씨가 돌본 위탁아동이 해외로 입양된 뒤 입양 가족이 보내온 근황 사진. /강은정씨 제공

자신의 생명을 고스란히 저에게 맡기는데
이 아이를 위해 뭔가 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뿌듯함이 있어요

특히 요 몇 년 사이에는 입양아동의 학대 사건 등이 드러나며 덩달아 이 활동이 위축되거나 오해를 사진 않을까 우려한다.


"위탁모들은 아동학대 관련한 교육을 많이 받아요.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성장 과정과 몸무게 등도 주기적으로 검사받고, 기관의 관리도 받죠. 작은 멍이라도 생기면 의사들이 꼼꼼하게 물어봐요." 그만큼 데리고 있는 아이가 혹여 다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것이 위탁모들의 공통적인 마음이라는 게 강씨의 설명이다.

개인의 사명감, 봉사정신에 기대 이뤄지는 것이 위탁가정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 활동을 쉽게 놓을 수 없는 것이 위탁모들의 마음이다. 한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왔다는 보람 때문이다.

"자신의 생명을 고스란히 저에게 맡기는데, 이 아이를 위해 뭔가 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뿌듯함이 있어요. 아이가 주는 행복감, 그것이 이 일을 하는 힘이죠."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입양전 아동 '가정의 울타리' 중요… 전문가 "정부 지원 절실")

/구민주·이시은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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