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인천시 권역형 환경보건센터(이하 인천환경보건센터)가 남동구 구월동 길병원 국민검진센터 7층에 문을 열었다. 인천환경보건센터는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 또는 석면·가습기 살균제 등 일상에서 발생한 유해물질로 피해를 본 시민들의 건강을 관찰하고 환경성 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최원준(42) 인천환경보건센터 부센터장은 "그동안 환경오염으로 건강이 악화한 시민들에게 지자체가 행정적인 지원은 해왔지만 얼마나 많은 시민이 환경적 요인으로 피해를 봤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인천환경보건센터는 환경보건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된 정도를 파악하고, 건강 피해가 의심되는 시민들에게 예산 범위 내에서 의료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상 생활 유해물질 영향상태 검진
건강 악화 피해구제제도 안내 역할
가천대 운영기관 선정 최근 문열어
권역형 환경보건센터는 지난해 7월 시행된 '환경보건법 시행령'에 따라 지역별 환경보건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환경부와 각 지자체가 공동 추진하는 사업이다. 인천에서는 지난 3월 가천대학교가 인천환경보건센터 운영 기관으로 선정됐고 준비기간을 거쳐 최근 문을 열었다.
권역형 환경보건센터는 인천을 비롯해 서울·대전·부산·울산·충북·충남·강원·제주 등에 설립돼 있다.
인천환경보건센터는 먼저 공업단지와 항만, 제철소 등 환경보건 취약 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건강을 살피고 피해 규모를 확인할 계획이다.
최원준 부센터장은 "남동과 주안, 부평 등 오래전부터 공단이 자리한 곳에 주거단지도 인접하면서,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각종 유해물질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올해 남동산단 인근의 논현지구를 시작으로 건강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또 올해 '환경성 질환 안심클리닉(가칭)'을 시범 운영해 환경 관련 질환이 의심되는 시민들의 상담과 진료도 제공한다.
최원준 부센터장은 "그동안에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환이 의심돼도 이를 규명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없었다"며 "공단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뿐 아니라, 석면이나 가습기 살균제 등 일상에서 접하는 유해물질이 건강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은 누구나 이곳에서 건강검진과 진료를 받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오염으로 건강이 악화한 사실이 확인된 이들에게 각종 피해구제제도를 안내하는 일도 환경보건센터의 주요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원준 부센터장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건강이 크게 나빠진 후에야 원인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환경보건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상태를 지속해서 살피고, 궁극적으로는 인천의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면서 환경성 질환을 예방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