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학습과 놀이, 휴식 등 균형 잡힌 삶의 공간을 만들고 지역 주민과 함께 시설을 공유하는 마을 공동체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학교 안팎으로 녹지가 조성돼 그린 스쿨이 확대되고 주변의 통학 환경도 쾌적하게 달라지고 있다.
공간혁신 프로젝트, 시설 공유제… 틀 깨는 학교
일산중 등 10곳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 진행
학생 제안으로 구령대에 미끄럼틀·놀이터 갖춰
고양시는 올해 일산중학교 등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학생 제안으로 구령대에 미끄럼틀·놀이터 갖춰
학생, 교사, 지역 주민이 함께 주도적으로 설계에 참여해 학습과 놀이, 휴식 등이 담긴 미래형 공간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에서는 관내 초·중·고등학교 14개교를 선정해 구령대, 교실 등 학교 내 유휴 공간을 변화시켰다.
덕양구 화정동 백양초등학교는 권위주의 상징인 구령대를 놀이 공간으로 바꿨다.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그물 놀이터, 미끄럼틀 등의 시설을 구축했으며 하부에는 암벽 등반, 게임 등이 가능한 공간이 마련됐다. 행신동 서정초등학교는 구령대를 작은 놀이터로 조성했으며 학생들은 원하는 놀이 공간을 그림으로 그리고, 3D 모형으로 만드는 등 설계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학교시설 공유제' 교육청-학교-체육회 협약 체결
체육관서 농구·탁구 등 시민참여 프로그램 진행
시는 6월부터 학교에서 배우는 시민 생활체육교실을 운영한다. 시는 학교시설 공유제를 시행하기 위해 지난 4월 고양교육지원청, 학교, 고양시체육회와 협약을 체결했다.체육관서 농구·탁구 등 시민참여 프로그램 진행
참여 학교는 향동고, 화수고, 동산초, 백양초, 화정초, 정발고, 백석초, 한수중 등 8개교다.
지난 5월까지 선착순으로 참가자 약 480명을 모집해 학교의 교육 활동을 침해하지 않는 유휴 시간대에 각 학교 체육관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농구, 피클볼, 배드민턴, 탁구, 건강PT 등의 강좌를 무료로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고양형 학교시설 공유제는 향후 참여 학교를 늘려 지역 주민이 언제든 쉽게 생활체육을 접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향동고 도서관 주민 이용가능 공공시설 부재 해소
주차난 해소 위해 원당초 등 4곳 공유사업도 진행
지난 4월, 시는 향동고등학교 도서관을 시민과 공유하는 협약을 맺었다. 협약 기간은 2022년 4월19일부터 2026년 12월31일까지 5년간이다. 이로써 공공도서관이 없어 불편을 겪었던 지역 주민들은 향동고등학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주차난 해소 위해 원당초 등 4곳 공유사업도 진행
또한 시는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원당초등학교 등 4개교의 주차장을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8시까지 시민과 공유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장은옥 시 평생교육정책팀장은 "그동안 학생 안전과 관리 인력 등 문제로 학교 개방 추진이 어려웠으나 시에서 관리 인력을 파견함에 따라 참여 학교가 늘었다"며 "앞으로 학교시설 공유제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린커튼, 학교숲, 수직정원…초록 학교에서 푸른 꿈 키우다
양일초, 도시열섬화 현상 완화 '그린커튼' 조성
전기에너지 사용 절감 등 학생들 수확 즐거움까지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양일초등학교에는 그린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도시 열섬화 현상을 완화하고, 녹색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건물 외벽에 약 15m가 넘는 그린 커튼(식물 터널)을 조성했다.전기에너지 사용 절감 등 학생들 수확 즐거움까지
고양시와 경기도는 지난 2020년 양일초등학교와 덕양중학교에 제비콩 등 넝쿨식물을 심었고 이후 약 500㎡ 규모의 풍성한 그린커튼이 생겼다.
그린커튼은 ▲태양광 차단으로 전기에너지 사용량 절감 ▲식물증산작용에 따른 공기순환 ▲소음 감소 및 먼지 차단 ▲녹지공간 제공 등 효과를 제공한다. 가을에는 자주색 열매를 맺어 학생들은 수확의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학교내 유휴부지 이용해 '학교숲' 조성 성라초 등 3곳
실내 수직정원, 교실마다 60포기 공기정화식물 비치
지난 5월 초, 성라초등학교 등 3개교에는 학교숲이 생겼다. 학교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해 숲을 만들었으며 학생들에게 정서 함양을 위한 녹색 쉼터를 제공하게 된다. 시는 도비 보조사업 1개교(성라초교)와 시비 자체사업 2개교(화수고, 고양화수초교) 등 총 3개교에 학교숲을 조성했다.실내 수직정원, 교실마다 60포기 공기정화식물 비치

고양시 농업기술센터는 관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없는 그린스쿨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린스쿨'은 실내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등을 줄이기 위해 교실 내 녹지 공간을 만드는 사업이다.
센터는 화수초등학교 등 6개교, 17개 학급에 순환장치가 설치된 수직정원(바이오월) 및 스탠드형 자동물공급화분을 조성했다.
실내 수직정원을 통해 1개 교실당 60포기의 공기정화식물(스킨답서스, 테이블야자, 스노우사파이어 등)을 비치했다.
온도·습도·미세먼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공기질 측정기도 함께 공급해 공기정화식물의 효과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센터는 그린스쿨 사업으로 교실 내 미세먼지를 30% 이상 줄일 계획이다.

등하굣길을 안전하고 쾌적하게…보행 환경 개선
보도와 차도 사이에 띠 녹지 형태의 자녀안심 그린숲이 생겼다. 지난 5월, 백석·아람초등학교에 각각 1㎞, 0.8㎞의 띠녹지 형태의 숲이 조성돼 꽃나무와 관목류를 심어 가로 경관이 달라졌다.

보도-차도 사이에 띠 형태 '자녀안심 그린숲' 조성
노후 육교 경관조명 설치 등 보행안전 대대적 손봐
고양시는 통학 환경 개선을 위해 걷기 좋은 길을 만들고, 쉴 수 있는 녹지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오마·화정초등학교 사잇길 환경을 개선하고 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신일비즈니스고길과 신일중학교길, 한수초교길 등에 도심숲을 조성, 하반기에는 장성초교길 등을 새롭게 단장했다.노후 육교 경관조명 설치 등 보행안전 대대적 손봐
지난해 6월 준공한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수초교길은 노후된 보행자 도로 3천960㎡의 환경이 개선됐다.
소나무 등 20가지 종류의 수목을 심어 녹지 공간을 확보했으며 파고라, 그네의자, 등의자 등 휴게 시설도 마련돼 쉼터를 제공했다.
빗물이 땅으로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화단 경계석을 낮추고 자갈과 모래를 깔아 초화류를 심는 등 빗물 정원도 만들어 도시의 물순환 기능을 회복시키고 있다.

고양시는 노후된 육교에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등 보행 안전을 대대적으로 개선한다.
육교 개선사업은 일산로 밤가시공원(정발산동), 중앙로 태영프라자(일산동), 행신로 토당초교(토당동), 통일로 내유초교(내유동) 앞 노후 육교에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시는 도시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멀티폴, 고보조명, 와이트투광 등 800여 개의 조명을 설치해 생동감 있는 경관을 연출한다.
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토당육교의 경우 어린이의 정서를 반영한 은하수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오미근 시 평생교육과장은 "학교 공간을 스스로 기획하고 바꾸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주체 의식을 키우게 된다"며 "공간 재구조화 과정에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마을교육 공동체로서 학교의 역할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2022년 학교숲 조성 사업은 '휴식과 자연학습'을 주제로 만들어졌으며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 주변 지역 주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