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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 의정부시의원(나선거구) 당선인이 인터뷰에서 선거과정의 어려움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때론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선거 기간 발품을 팔면서 만난 분들, 명함을 받아주신 분들, 저와 눈 맞춰주신 분들을 믿었습니다. 당선되고 보니 그 감사함이 더 뼈저리게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시민만 보고 뚜벅뚜벅 가겠습니다."

6·1지방선거에서 초선임에도 기호 나번을 받고 당선된 강선영 의정부시의원(나선거구)은 자타공인 '원더우먼'이다. 결혼 후 육아에 전념하던 것도 잠시, 그는 디자인 관련 전공을 살려 2008년부터 아동·청소년 대상 미술교육을 시작했다. 선이 서로 얽혀 이뤄진 모양과 패턴으로 그림을 만드는 힐링아트 '젠탱글' 분야에서 국내 몇 안 되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그는 2019년부턴 아예 미술교육과 심리치료, 소통과 공감 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 사업가로 활동해왔다. 정치와는 동떨어져 있던 강 당선인의 삶은 2년 전 우연히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여성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달라졌다.

"젊을 때 지역 위해 봉사하고 싶어 시의원 도전"
"어렵게 당선된만큼 후회없는 의정활동 펴겠다"


"총선 이후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가 새로 꾸려질 당시 지인의 제안으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잘 몰랐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이었음을 절감했죠. 정치는 그동안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뜻밖에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제안을 받고 고민했지만 오영환 국회의원 등 젊은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정당 활동을 하면서 사명감이 생겼고, 이렇게 시의원 출마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아직 젊을 때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의원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당차게 나섰지만 기호 '나'번을 공천받은 강 당선인은 쉽지 않은 선거운동 과정을 겪었다고 한다. 만나는 유권자들에게 지지에 앞서 기호 '가'와 '나'의 차이부터 설명해야 했던 그는 기호 나번으로 뛴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처음엔 몰랐다고 회상했다.

"기호 '나'번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썼습니다. 나를 공천해 준 민주당에, 나를 위해 뛰어준 선거 운동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계속 되새기려 노력했습니다. 때론 외부에서 나를 보는 동정적인 시선에 중압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런 것에 눌려 비겁하게 도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왕 나왔는데 열심히 해서 결과를 내고 싶었고 기호 '나'번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살이 빠질 정도로 매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지역을 다녔고 막바지엔 '이제는 승패를 떠나 난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에 긴장과 초조함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선되고 보니 그런 선거 운동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인생의 큰 경험이자 교훈이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얗게 불태웠다는 표현이 들 정도로 선거 운동에 최선을 다한 강 당선인은 간절했던 만큼 주민들에 대한 감사함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일련의 과정은 단순히 선거를 떠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동안 살면서 이렇게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꼈던 적이 없었습니다. 주민이 제가 건넨 명함을 받아준 것, 눈을 맞춰 준 것, 힘내라는 응원의 한 마디 그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 한 표 한 표가 정말 귀하다는 것을 정말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아마 기호 '나'번이기에 더 절박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살았던 것은 아닌지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도 됐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주민들이 저를 찍어주실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이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결국 강 당선인은 지역구 내 모든 투표소에서 상대 당 나번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됐다. 노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그는 어렵게 당선된 만큼 후회 없는 의정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민들 생활 전반의 불편함 해소와 더불어 창의적인 시정을 이끄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워킹맘이자 전문가, 여성사업가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의원이 되고자 합니다. 거시적인 담론보다는 소소한 우리네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특히 여성과 청소년, 문화예술 등 제가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아직은 주민들을 만나면 쑥스럽다는 강 당선인은 초심을 잃지 않는 시의원이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그동안은 실감이 잘 안 났는데, 지역에서 조금씩 저를 알아봐 주는 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만하거나 흔들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를 선택해 준 주민들이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