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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여객부두에 정박중인 카페리 선박들. /경인일보DB

"회사를 접어야 할지도 모를 기로에 서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운송이 중단돼 큰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경기·인천지역 카페리 선사들이 이번에는 선박 항해용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15일 카페리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입국 과정이 간소화됨에 따라 운항 노선과 편수가 확대되는 항공업계와 달리 평택항 등 카페리 업계는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평택항 카페리 선사는 총 5개 선사이며, 인천항, 군산항을 포함한 전국으로 보면 14개 선사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시국 2년6개월간 승객 1명도 못 태워… 평택항 5개 선사, 경영난 호소
선박 항해용 유가마저 큰폭 오르고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에 상황 악화


평택항 카페리 선사들은 2020년 1월28일 평택을 출항한 선박을 마지막으로 2년6개월여 동안 단 1명의 여객도 탑승하지 못했다. 이로인해 A선사는 150억여원의 적자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인천항 카페리 업계도 마찬가지다. 인천 카페리업계 관계자는 "여객 운송이 2년 넘게 중단되면서 매출이 줄어든 데다가 유가도 30% 정도 올라 어려움이 크다"며 "일부 선사들은 운항 횟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객 운송만 재개돼도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측의 상황을 보면 올해 내로 재개되긴 어려울 것 같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위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페리 선박 항해용 유가마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선박 항해용 저유황유(LSFO)의 2020년 1~2월 t당 가격은 500~600달러였다. 하지만 현재 가격은 t당 1천200달러까지 치솟았다. 선박 입·출항시 사용되는 초저유황유(NGO)의 가격도 t당 50달러에서 200달러까지 상승, 선사들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카페리 선박에 컨테이너 화물을 실어 운송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운송 비용이 유류비 상승 폭을 따라가기에 턱없이 부족해 정부의 수혈이 없을 경우 무너질 위기에 놓여있다.

특히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여객 사업은 정지됐고, 화물 운송도 쉽지 않아 한중 카페리 선사 14개 가운데 올해 초 1개사는 운항 중단, 다른 선사도 장기 휴항에 들어갔다.

카페리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에서 여러 지원 방안(세제 완화 등)을 내놓았지만 업계의 참담한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며 "실질적인 지원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평택·인천/김종호·김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