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판교 운중동에 위치한 산운유치원은 투명사회협약을 통해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전 교육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아이들의 행복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그런 공간이다.
투명사회협약은 2018년 사립유치원을 시작으로 2019년부터는 공·사립으로 확대됐다. 병설형 단설유치원인 산운유치원은 성남교육지원청 주관하에 협약을 맺고 교육과정·재무회계·시설관리 등에 대한 정상적인 운영을 통한 유아교육의 공공성·투명성·책무성 확보로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확보해왔다.
교육청 주관하는 행정적 측면 넘어
공감대 형성하는 공동체 실천 협약
자연친화적 활동 살린 방향성 호응
산운유치원은 지난 4월7일 한 발 더 나아가 자체적으로 학부모회와 자율적인 투명사회협약을 맺었다.
이은경 원장은 "기존 투명사회협약은 지역교육청이 주관하는 행정적인 측면이 강했다"며 "이번에 학부모회와 진행한 협약은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해 유아교육의 공공성, 책무성, 투명성을 실천하기 위해 유치원 구성원 간 이행 약속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스스로가 질 높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교육공동체가 함께 행복한 유치원 교육을 위해 투명성, 공공성을 다시 재점검하고 확고히 정착시키기 위해 협약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산운유치원은 학부모들이 운영위원회, 급식소위원회, 교원능력개발 평가위원회 등을 통해 아이들 전 교육과정에 함께한다. 이를 통해 산운유치원은 선도적이면서도 모범적인 자율 '투명사회협약유치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원장은 "어머니들의 참여 욕구나 의식은 높아지는데 참여방식은 부족했다. 그래서 자율 협약을 맺었고 이후 학부모들의 교육 활동 참여가 더욱 적극적이 됐다. 유치원에 대한 이해, 믿음도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설립 9년째인 산운유치원은 한때 경쟁률이 9대1에 달할 정도였다. 지금은 판교 집값이 치솟으면서 젊은 부부들이 줄어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유치원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30년 넘게 유아교육에 투신해온 이 원장은 2년 전 공모 끝에 산운유치원을 맡아 2년째 이끌어 오면서 자율 협약을 주도했다.
이 원장은 "유치원 바로 옆에 자연친화적으로 잘 조성된 운중천이 있다. 평소 생태교육에 관심이 많았는데 운중천을 보고 우리 유치원의 특색교육은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다"며 "빛, 물, 흙, 바람 4개 테마로 아이들이 자연에서 놀며 배우는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도 특색 교육 방향을 동의하고 좋아해 주시고 같이 참여해주신다.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가능했다"며 "흙과 풀의 촉감, 빛과 나무의 어른거림, 바람의 살랑거림, 이런 자연이 주는 행복을 아이들이 더 많이 느끼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미소 지어 보였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