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인터뷰7
장현국 10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의장이 지난 20일 수원 경기도의회에 설치한 전시 체험공간 경기마루에서 역대 경기도의원들의 사진을 모은 전시물 옆에 서 있다. 장 의장은 2010년 8대 도의회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입성한 뒤 3선을 하며 경제투자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 평화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의정활동을 했다.

40대 중반 처음 의원 배지를 달았다. 도의회 입성 10년 만에 경기도의회 의장이 됐다. 장현국(59·민·수원7) 10대 도의회 후반기 의장을 임기 만료 열흘을 앞둔 지난 20일 수원 경기도의회 의장실에서 만났다.

장현국 의장은 '자치분권 전문가'다. 전국 최초로 조례에 근거한 의장 직속 자치분권 실현기구를 설립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원활한 시행에 이바지했다.

코로나 극한 상황에도 꾸준히 민생현장 찾아 쌍방향 소통 기틀 마련
공동주택 옥상피난설비 지원·정신건강위기대응체계 구축 조례 보람
요구 정책 실현 될 때 '정치적 체감도' 높아… 주민 참여 기회 늘려야
11대 여야 초선의원들, 권력보다 협력 추구하는 도민 대변인 돼주길

장 의장은 "경기도의회는 전국에서 인구와 의석수가 가장 많은 최대 규모의 광역의회로 타 의회에 모범이 되는 선제적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며 "이른바 '최초의 도전'으로 불리는 전례 없는 의정을 위해 사명을 가지고 업무에 충실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 의장은 "2020년 10월 자치분권 연구단체인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1월13일 개정·시행한 지방자치법에 따라 부여받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비롯한 제도 안착에 주안점을 뒀다"며 "의회의 독립성이 높아진 만큼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지방의원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지원관 전문인력 도입에 힘을 실었다"고 전했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인터뷰39

장 의장은 스스로 점수를 매기긴 어렵지만, 지나온 행보를 돌아보면 의장 임기 2년간 '할 일'의 8할은 이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럼에도 못다 이룬 2할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방의회의 진정한 독립과 지방의회법 제정이 그것이다.

장 의장은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은 이뤘지만, 조직을 개편할 수 있는 권한과 예산권은 여전히 집행부에 있다"며 "회계연도 예산서에도 의회사무처는 도청 실·국 중 한 곳에 지나지 않는다. 집행부의 일개 실·국이 아니라 온전히 조직, 예산편성 권한을 가져야 진정한 주민 중심 지방의회로 추진력 있게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의회법 '부재'는 숙제다. 국회는 국회법이 있지만, 지방의회는 대한민국 헌법 제118조에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는 단 하나의 조항과 지방자치법의 67개 조항으로 규정할 뿐 자체 법령이 없다.

장 의장은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과 광교신청사 개청 등 커다란 산을 넘었지만, 갈 길이 멀다"며 "지방의회법 제정과 자치분권 관련 제도 개선 등 어려운 과제가 남았다. 실질적 자치분권 시대로 나아가는 분수령을 맞은 이 시기에 전국 최대 지방의회로서 도의회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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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장은 의원생활 내내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현장을 뛰었다. 그는 "늘 발길 닿은 곳에 해법이 있었다. '찾아가는 현장 도의회'가 이를 대표하는 정책이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라는 극한 상황에서 민생현장 소통이 위축되지 않도록 의장이 직접 경기지역 주요 민생현장을 찾아 도민과 소통하며 현장 중심 정책을 모색하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장 의장은 "지난해 4월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안산 원곡초·원곡유치원을 찾아 결혼이민자 취업·창업 프로그램 과정을 살펴보고 다문화 교육 지원을 보다 꼼꼼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체감했다"며 "원격수업 지원과 다문화 학생 자기진단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우선 스마트기기 200여대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의장 취임 직후인 2020년 8월부터 최근까지 장 의장이 찾은 곳은 51개소로 수해지역, 전통시장, 중소기업, 방역현장, 일선 교육현장 등 곳곳에서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장 의장은 "민생현장에서 도민이 직접 느끼는 정책의 미비점과 시급한 지원책을 파악하고 핵심 건의사항을 정리해 경기도, 도교육청과 지속 논의했다"며 "기관 간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정책토론 대축제로 확대 실시해 진정한 쌍방향 소통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도 10대 도의회가 남긴 유산"이라고 했다.

특히 10대 도의회는 '생활밀착형'이었다. 도민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 조례를 마련하려고 애썼다. 장 의장 본인 역시도 우수 조례를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조례가 많다.

'생활밀착형 조례'의 대표 사례는 지난 2020년 12월 군포 아파트 화재 이후 공동주택 화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정한 '경기도 공동주택의 옥상피난설비 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김판수 의원 대표발의)다.

장 의장은 "이 조례를 근거로 공동주택 옥상출입문 실태조사 예산으로 1억6천700만원을 확보했고, 공동주택 옥상출입문 피난 안내표지판과 유도선 설치, 공동주택 관계자와의 정담회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정신건강위기대응체계 구축에 관한 조례'는 한국지방자치학회에서 우수조례 단체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각광을 받았다.

장현국 의장은 "만성 혹은 돌발적 정신질환 발생 시 지역사회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체계 기반을 마련했다"며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 대한 법적 기반이 미약한 상황에서 그간 소외된 환자의 의료접근성을 개선하고 관련 정책 개발과 법률 개정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인터뷰3

장 의장은 경기도의회 광교시대를 처음 맞아 안정적 첫 출발을 해냈다. 특히 도민과 호흡하는 도의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본회의 체험관은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34개 의석에서 인공지능(AI) 의장의 진행에 따라 태블릿 PC로 전자투표를 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시설 점검을 마치는 대로 올 하반기 운영 예정이다.

또 청소년의회교실의 경우 초중고교생들이 1일 도의원 체험을 하며 모의 의정에 참여해 의회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본회의장에서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실제 의원의 활동을 축소해 진행하기 때문에 참여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매우 높다. 코로나19 이후엔 '찾아가는 의회교실'로 일선 학교에서 진행했다.

장 의장은 이러한 프로그램이 "미래 도민 개개인의 정치적 체감도를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정치에 대한 실제 체감도는 주민 개개인이 내가 원하는 정책, 필요한 정책이 실현되는 것을 느낄 때 높아진다"며 "의원과 주민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이어 "진정한 자치분권 시대의 초입에서 좋은 정책이란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며 "좋은 정책의 필수 요건은 '주민참여'로 의원과 주민이 현장의 목소리를 나누는 것이 먼저고, 이것이 지역사회의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을 주민이 몸소 체험하는 것이 둘째"라고 부연했다.

10대 도의회 의장을 끝으로 떠나면서 장 의장은 새로 들어서는 11대 도의원들에게 '권력 아닌 협력을 추구하는 도민 대변인'이 돼야 한다고 당부를 전했다.

장 의장은 특히 여야 초선의원 108명에게 "열정과 패기를 그대로 간직하되 권력보다는 협력을 추구하는 도민의 대변인으로, 의회의 주인이 개별의원이나 정당이 아니라 도민이라는 점을 항시 유념한다면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의장은 "실질적 자치분권 시대로 나아가는 분수령을 맞은 시기에 전국 최대 지방의회로서 경기도의회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며 "여야 동수 상황에서 공존하지 않았다가는 공멸을 부를 수도 있다. 양당이 협치를 기반으로 공존의 길을 모색하며 도민의 관점에서 의정을 설계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글/손성배·명종원기자 son@kyeongin.com, 사진/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 장현국 의장은?

▲ 숭실대 경영학과 졸업
▲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수료
▲ 전 수원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전 한국노총 수원지역지부 의장
▲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원시협의회 지회장
▲ 현 10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의장
▲ 현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
▲ 현 더불어민주당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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