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재 이천 백사면 행복마을관리소장
김윤재 이천시 백사면 행복마을관리소장은 "한 분이라도 더 웃을 수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관리소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2022.6.23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마을 구석구석을 살펴 소외된 어르신들의 힘든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우리 마을의 행복마을관리소 구성원들이 웃을 수만 있다면 우리 마을이 행복한 거겠지요. 한 분이라도 더 웃을 수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관리소의 보람입니다."

이천시 백사면에서 수십 년째 자신보다는 남을 우선시하고 있는 김윤재(63) 백사면 행복마을관리소장은 "하루 한 번 드시는 약조차 제대로 챙겨 드시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 거르지 않고 약을 드실 수 있도록 '약 달력'을 만들어 드린 후 그 어르신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천시 백사면사무소 2층에 자리잡고 있는 행복마을관리소. 마을 곳곳을 꼼꼼하게 보살피는 생활밀착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5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구성원들은 알차다. 요양보호사와 간호사, 전기기술자 등 전문가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52가구의 장애인, 소외이웃, 홀몸어르신 등을 찾아 혈당, 혈압검사부터 싱크대 청소, 전기 보수, 전구 갈기, 선풍기 닦기 등 집관리까지 혼자 힘으로 하기 힘든 일들을 도와주고 있다.

어르신 약 거르지않게 '약 달력' 제공
혈당검사·청소·집수리 등 방문 봉사
작년 3천시간 '대한민국 봉사대상'도


이런 일들을 진두지휘하는 김 소장. 그의 인생 절반은 마을을 위한 봉사로 꽉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7년께부터 백사면 반찬봉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80여 명의 홀몸어르신들을 위해 밑반찬을 만들고 배달하는 일을 도맡았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회장으로서 반찬 봉사와 함께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연계한 어르신들의 집수리에도 나섰다.

4년 전에는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았고 겸직이 가능하다며 지난해부터는 행복마을관리소장 임무까지 떠안았다.

"반찬봉사를 하다 보니 이웃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점이 소장 역할에 맞았나 봅니다. 남들 보기에는 힘들게 느껴지겠지만 저 스스로도 제 자신보다는 남을 우선 생각하게 됩니다. 그동안 소외돼 있던 어르신들의 힘든 여정과 함께하며 그분들로부터 '아직도 좋은 이웃이 있네'라는 말을 들을 때 기쁨을 느낍니다. 제가 행복하게 사는 거죠."

그는 "이웃의 어르신을 위해 부엌칼을 갈아드리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안 해본 분들은 모른다"며 당장 봉사활동에 나서 보라고 권한다.

김 소장은 이런 열정 덕분에 지난해 봉사활동 3천시간을 채워 대한민국 봉사대상을 받기도 했다.

"사소한 일이라도 이웃에게 행복을 주길 원한다면 지금 바로 행복마을관리소로 오셔서 행복한 동행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말한 김 소장은 "마을 구석구석을 화사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골목길 벽화사업의 진행 상황을 보러 간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