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공여지…의정부 캠프카일
주한미군공여지 의정부 캠프 카일. /경인일보DB

미군이 주둔했던 공여지는 의정부시에서 역사와 아픔의 공간이면서도 기회의 땅이다. 활용 가능한 부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의정부시에서 주요 거점 곳곳에 위치한 미군 공여지는 시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민선 5·6·7기 반환된 미군공여지 중 일부는 이미 개발이 끝난 곳도 있다. 그러나 나머지는 계획을 세우고 있거나, 재검토가 가능한 단계여서 민선 8기 적잖은 노선 변화가 예상된다.

8곳 중 4곳 활용 방안 귀추 주목
물류단지 추진한 '레드클라우드'


28일 시에 따르면 미군공여지 8곳 중 3곳은 이미 사업이 완료됐다. 캠프 홀링워터에는 역전근린공원과 공영주차장이 들어섰으며, 캠프 에세이욘에는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와 을지대학교 및 부속병원이 만들어졌다.

캠프 시어즈는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으로 개발됐으며, 유류저장소가 있던 일부만 직업체험관 조성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체육공원을 조성했다가 주변 개발을 위해 다시 분산 배치하는 변화를 겪었던 캠프 라과디아는 지난해 11월 사업인정 고시 후 현재 토지손실보상을 진행하고 있어 큰 틀에서의 사업계획 변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반환된 미군공여지 중 3곳과 미반환된 캠프 스탠리까지 4곳만이 시가 앞으로 개발 방향을 수정할 여지가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중 먼저 민선 7기 국가물류단지 계획이 추진돼 논란이 된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캠프 스탠리는 백지화 가능성이 대두된다.

김동근 신임 시장 당선인은 캠프 레드클라우드에는 디자인 클러스터를, 캠프 스탠리에는 IT대기업 유치를 공약한 바 있다. 국가물류단지 조성 계획이 국토교통부의 2020년 생활물류 발전방안에 담기긴 했으나, 정부 집권여당이 바뀐 데다 지자체장이 반대하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 변동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시 안팎의 관측이다.

감사원이 원점 재검토를 요구한 캠프 카일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기존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협치 인수위원회는 지난 17일 해당 현장을 찾아 향후 방향을 모색했는데, 이 자리에선 시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는 방안과 도시공사를 설립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집권여당 바뀌며 사업 바뀔수도
카일·잭슨도 계획 수정 불가피


문화예술테마단지 조성을 골자로 한 민자개발을 추진했던 캠프 잭슨 도시개발사업도 변경의 가능성이 크다. 민선7기 시가 한 사업자와 MOU를 맺어 놓긴 했지만 그야말로 구속력이 없는 협약인데다 이후 행정절차가 진행된 것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신임 시장이 캠프 잭슨의 개발 방향을 다시 설정하려 하더라도, 부지 전체가 개발제한구역인 탓에 이를 해제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당선인은 "지금까지 진행된 도시개발사업을 들여다본 뒤, 계속 추진할 사업과 백지화 또는 재검토할 사업을 가려낼 계획"이라며 "남은 미군공여지는 시의 미래를 위해 지혜롭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도시개발사업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추진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사안은 시민과 함께 논의하고 토론하면서 결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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