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801001033500051081.jpg
평택 미군기지(K-6) 정문.

"그동안 미군 측이 틈만 나면 '함께 갑시다'라고 외쳐왔지만 실상은 전혀 반대인 것 같습니다."

평택 미군기지(K-6) 측이 기지 주변 '렌털 하우스(미군 임대주택)' 시장에 개입, 월 임대료 가격을 인상 또는 인하시키려 하자 지역 임대 사업자와 공인중개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미군 측이 지역 '렌털 하우스' 시장에 개입해 갑질 행태를 보이는 것은 공정·형평성 등을 훼손하는 위험한 행위라며 집단 시위를 준비하고 있어 파장이 예고된다.

미군 '수익률 연 5%' 적용 방침에
고덕지구 등 임대주택 월세 인상
기지 주변 공동주택은 인하 지적
"시장 개입은 갑질" 집단시위 예고

28일 평택 K-6 주변 렌털 하우스 임대사업자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미군 측은 지난 21일 '미군 임대주택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공정시장 임대 가치(FMRV·렌털 하우스 임대 가격 책정)'를 발표, 이를 강력히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대 주택의 KB(국민은행) 시세와 매매 시세를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면서 임대 주택의 매매 시세에 일괄적으로 수익률 연 5%를 적용하겠다는 리스트를 공표했다.

임대사업자들은 이럴 경우 고덕지구 등 평택 다운타운에 위치한 임대 주택의 월 임대료 등은 인상되지만 기지 주변 브라운스톤 등 공동 주택의 임대료는 크게 인하된다고 지적했다.

2022062801001033500051082.jpg
평택 미군기지(K-6) 정문.

미군 측의 '공정시장 임대 가치'를 적용하면 기지 인근 브라운스톤 아파트 등의 109㎡ 임대료는 기존 157만~160만원에서 148만원으로 줄어드는 반면, 고덕지구 등 시내권 동일 규모의 아파트는 160만~165만원에서 250만~300만원으로 인상된 가격으로 형성된다.

결국 미군들이 주로 기지 인근에 많이 거주하다 보니 전체 임대사업자들의 입장에서는 인하되는 폭이 너무 크다는 주장이다. 또한 아파트 환경에 따라 임대료가 차이 날 순 있지만 매매 시세만을 고려한 이 같은 임대료 책정은 지역 임대 시장에 큰 혼란을 줘 되레 '미군의 안정된 보금자리 제공'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들은 미군 측이 무리하게 '렌털 하우스' 임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미군 측이 스스로 지역 사회와의 연대와 공정 가치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와 관련 임대사업자와 공인중개사들은 미군 측의 임대시장 개입에 항의할 예정이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저항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혀 양측 간 신뢰가 깨질 전망이다.

평택 공인중개사·주택관리연합회 이시열 회장은 "미군 측이 의견수렴 한번 없이 임대료 가격을 정해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미군 측의 임대시장 개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미군기지 평택 통합·이전에 따라 평택 미군기지 주변에는 2013~2019년 말 5천여 가구의 미군 렌털 주택이 건설됐지만 미군 이전이 늦어지면서 제때 임대가 안 돼 그동안 관련 업계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