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출범 이후 인천공항은 민영화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고 인천항의 경우 자치단체 권한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법까지 발의돼 앞으로 찬반 논란이 예상된다. 공항과 항만 등 인천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두 축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변화의 기로에 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5월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일부를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는 '인천공항 민영화'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민영화(사유화) 계획이 없다"고 했으나 시장 경제를 강조하는 현 정부에서 어떤 형태로든 지배구조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의원의 1호 법안은 현 정부에서 인천공항 등의 사유화가 추진될 수 있다는 바탕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의원은 발의안에서 "공항·철도와 같은 교통기반시설은 국민 모두가 필요로 하는 필수재로서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뿐만 아니라 형평성과 민주성 또한 지속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공공기관 민영화의 경우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의 논의를 충분히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도 사유화가 추진됐다. 당시 정부는 인천공항공사 지분 49%를 매각해 민간이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반대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다.
국가기간시설인 인천공항이 외국 자본에 잠식될 수 있고, 요금인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거세게 제기됐다. 결국 인천공항 민영화 계획은 철회됐다.
코로나 2년 적자 1조2천억·올해 5천억 예상
구체적 계획 없지만 혁신·구조조정 등 예고

최근 정부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혁신과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인력·구조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공공기관 혁신도 이명박 정부 때 시행했던 '공기업 선진화 정책'과 궤를 같이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당시 정부는 일정 비율 인력 감축을 요구했고, 공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항 민영화 발언부터 공공기관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등 현 정부의 공공기관 관련 정책과 시각이 이명박 정부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인천공항 민영화가 재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정부의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임원 성과급을 반납했으며,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정부의 기조에 맞춰 인력·조직을 효율화하고, 부채를 줄이기 위한 경영혁신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2020~2021년 적자가 1조2천억원에 달한다. 올해도 5천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임대료 감면 등 항공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방침에 따르면서 적자가 커진 측면이 있지만 큰 적자 규모가 구조조정이나 민영화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물포 르네상스 조성 사업은 해양수산부가 진행하고 있는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과 연계돼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이 예정된 1·8부두를 제외한 내항 2~7부두는 항만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재개발 등이 예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소유권을 확보해 다른 기능으로 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정복 당선인도 재개발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물포 르네상스와 내항재개발과의 접점을 찾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재 내항 재개발 사업은 국가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인천항 1·8부두 재개발 사업의 시행자도 인천항만공사로 지정돼 있다. 인천시가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해양수산부, 항만공사와의 협업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시민단체 등, 지배구조 지방정부 이양 주장
맹성규 의원 관련법 발의… 통과 어려울 듯
이와 함께 항만 운영에도 자치단체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가공기업인 인천항만공사를 인천시가 관할하는 지방공기업으로 해야 한다는 법안이 최근 발의됐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맹성규(인천 남동갑) 의원은 최근 국가공기업인 항만공사의 관리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는 내용을 담은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맹 의원은 개정안 제안 이유에서 항만공사의 운영과 위원회의 구성, 임원의 임명 등 권한 대부분이 해양수산부 장관에 집중돼 있어, 지방으로 행정사무를 이양해 지방분권을 실현하려는 최근의 정책 기조와 배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도 지방분권을 위해 항만공사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지방분권형 글로벌 항만' 경쟁력 구축을 위해 해양수산청과 거점별 항만공사를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며 "지방분권 실현 등을 통한 항만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항만공사의 지방 이양은 물론이고 해양수산청 이관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법안은 부산·울산·여수 등 항만공사가 설립된 다른 지역의 목소리가 담겨 있지 않아 상임위 통과 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인천항을 두고 인천시와 정치권, 시민단체 모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로의 주장에는 차이가 있지만 인천항이 인천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만큼,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큰 뜻에서 방향은 다르지 않다.
새로운 지방 정부가 출범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인천항을 운영하고 있는 인천항만공사와 협업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항만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