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배우는 물론 창작진과 스태프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시간을 쏟고 공을 들여야 온전한 작품 하나가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어렵게 만들어진 많은 작품이 단발성에 그친 채 사라지고 있는 것이 공공창작 공연의 현실이다.
명백해 보이는 한계가 그 이유로 꼽힌다.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를 위한 예산 확보, 공연 유통의 어려움, 다양한 외부 환경의 영향 등은 제작한 공연을 꾸준히 이어 나가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
그런 상황에서도 지역에서 만든 공연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있다. 창작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과 '세종, 1446'이다.
민간 프로덕션 노하우 더해 '롱런'
"폭 넓은 소재에 종합유통 계획을"
안산문화재단의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지난 2016년 초연한 뒤 서울 대학로에 성공적으로 진출, 올해 6번째 시즌을 선보일 만큼 롱런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늘 혼자이던 수현이가 승우, 지훈, 다인을 만나 홍종우가 코치로 있는 폐지 직전의 상록구청 농구단에 들어가며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농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상처에 대한 치유와 회복이라는 삶의 보편적 정서를 흡입력 있게 풀어낸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초연 이후 작품의 가능성을 본 뮤지컬 제작사 아이엠컬쳐가 제작에 참여하며 공동제작 협업시스템을 구축했다.
민간프로덕션의 전문성이 더해지면서 완성도가 높아진 작품은 2020년 대학로 앙코르 공연에서 관객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냈고, 전년 대비 총 티켓 판매수는 136%, 총 티켓판매금액은 296% 증가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여주세종문화재단의 '세종, 1446'은 세종대왕릉이 있는 여주가 대표 문화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기획한 작품으로 뮤지컬 제작사 HJ컬쳐와 공동으로 제작했다.
세종대왕이 왕이 된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의 일대기를 그린 '세종, 1446'은 2017년 여주 세종국악당에서 트라이아웃 이후 2018년에 초연, 2019년엔 재연을 했고 이후 전국 순회공연을 진행하며 7만여 명의 관객몰이를 했다. 작품은 10월 삼연을 앞두고 있어 꾸준히 관객을 만나는 공연으로 견고함을 다져가고 있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과 '세종, 1446' 두 작품은 예그린뮤지컬어워드, 한국뮤지컬어워즈에 노미네이트 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함께 갖춘 작품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특히 두 공연은 초기제작과 비용을 부담한 문화재단의 작품에 민간 프로덕션의 분석과 현장 감각 등의 제작 노하우를 더하면서 기존의 공공 창작 공연이 갖는 한계를 돌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생존 가능한 작품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안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지역에서 만든 창작공연은 롱런 하기가 쉽지 않다. 소재의 폭을 열어놓고 접근하고, 향후 유통까지 단계적 종합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시간을 들인 좋은 작품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관객들도 그 작품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광역·기초 지자체 연평균 11.2·7.4건… 정치 입김에 흥행 어려워)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