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지역 문화재단 설립이 가속화되면서 지역의 창작공연도 늘어나고 있다. 예산편성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문화재단 운영을 하면서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이나 지역문화재단 대표자의 의지에 따라 공연을 직접 창작해 무대에 올리는 일이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나 '세종, 1446'과 같은 지역 문화재단 작품이 민관 협력시스템으로 자생력을 갖춘 성공 사례가 흔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광역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연전속단체는 60곳으로 한 해 동안 672건의 기획 제작 공연을 선보였다. 1곳당 평균 11.2건의 새로운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는 의미다. 기초 지자체에 속한 공연단체 역시 114곳이 843건의 공연을 펼쳐 평균 7.4건의 기획 제작 공연 실적을 기록했다.
민간 단체는 전국 1천537곳에서 6천359건의 기획 제작 공연을 펼쳐 전체 공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지만 단체당 4.1건의 기획 제작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연단체가 창작에 보다 힘을 쏟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지역 문화재단 관계자는 "기존의 작품을 사서 무대에 올리는 것과 창작 공연을 만드는 것이 비용면으로도 큰 차이가 없어 의지만 있다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며 "특히 지역 문화재단의 성격에 따라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작품도 직접 만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선마다 바뀌는 정책 지속성 떨어져

여건은 갖춰졌지만, 공공기관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예산과 유통의 한계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장이나 지역문화재단 대표자에 따라 지역 문화재단의 성격이 달라지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안정적인 창작지원이 가능한 반면 지방선거 이후 마다 바뀌는 정책 성격에 지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남문화재단이 2009년 당시 23억원을 투입해 선보인 창작 뮤지컬 '남한산성'은 지역 창작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흥행한 대표적인 공연이다. 이 작품은 사극의 틀을 걷어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호평을 받았고 공연 당시 월간 예매 랭킹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공연은 다시 볼 수 없다. 문화계의 평가와 별개로 예산 사용과 수익 등에 있어 시의회에서 질타가 이어졌고 결국 20억여 원은 매몰 비용이 됐다.
단국대 김혁수 교수는 최근 그의 저서 '문화재단'을 통해 "문화재단 경영자를 문화예술 분야 출신의 전문가가 아닌 자치단체장의 코드에 맞는 인사를 임명한다든지 선거 공신을 낙하함으로써 심한 경우 문화재단의 활동이 정치적 상황에 좌지우지되는 폐해를 입게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코드 인사·공신 낙하산 등 좌지우지
"민간과 협업구조로 완성도 높여야"

지역문화재단의 구성원들이 전문가가 아닐 경우도 많아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잘 만든 공연도 사장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좋은 작품을 개발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확보될 수 있는가도 중요한 부분이다.
지역 문화재단 입맛에 맞춘 공연 자체가 흥행하기 어렵다는 구조적인 한계도 공연계의 걱정이다. 작품의 초기 개발 과정에서 창작의 영역을 열어놓고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이다.
여주세종문화재단 관계자는 "여주시가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작품 자체를 봐주길 기대했다. 다른 공연장에서도 선보일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이라는 것을 강조했다"며 "이러한 작품들은 단순한 생산이 아니라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가 되고, 문화재단과 지역의 이미지를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 민간 공연계 전문가는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민간과 안정적인 재원확보가 가능한 지역문화재단이 협업하는 구조를 통해 완성도 있는 작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공연계가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