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아베 유세중 쓰러져…피 흘린듯<YONHAP NO-4319>
아베 신조(67·사진)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사망하면서 일본 열도는 물론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조문을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 등 조문 사절단을 일본에 보낼 예정이며 우리 경제계 등도 애도를 표하고 있다.

역대 최장수 총리… 내일 장례식
퇴임후도 전·현 총리 인선 영향력
야스쿠니 참배 등 한일 관계 훼손

尹대통령 주일대사관서 조문할 듯


■왜 살해했나?


=아베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어머니가 빠진 종교에 아베 전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도됐다.

현지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전직 해상자위대원인 야마가미가 경찰조사에서 특정 종교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어머니가 신자이고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며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원망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애초 이 종교단체의 지도자를 노렸으나 접근이 어려워지자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 내에 확산시킨 것"으로 믿고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일본이 아니라 해외에서 생긴 종교로 인터넷에는 이 단체 대표들이 설립한 민간활동단체 행사에 보낸 아베의 비디오 메시지 영상이 올라와 있다.

아베 총리 장례식은 오는 12일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참의원 선거 다음 날인 11일에 친척과 지인들이 유족을 위로하며 밤을 새우는 쓰야(通夜·밤샘)를 한 뒤 12일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아베 전 총리 사무소 관계자는 상주는 아베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맡는다고 전했다. 아베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다. 쓰야와 장례식은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사찰인 조죠지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아베 전 총리는 누구인가?


=아베 전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9개월 총리로 재임한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다. 집권 자민당 내 대표적 강경파 인사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이끌었다.

2006년 52세에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가 1년 만에 조기 퇴진했지만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해 '아베 1강'(强)이라고 불리는 독주 체제를 유지하다 2020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사임한 바 있다.

그는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았으나 여론 악화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났다.  

 

경제측면에서는 잃어버린 20년을 회복하겠다면서 막대한 돈풀기를 특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앞세웠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퇴임 후에도 그는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를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그의 동생 기시 노부오는 방위상이다.

아베 전 총리 집권 기간 한일 관계는 악화 일로였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노동자 피해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크게 훼손됐다.

■특사 급 조문사절단 일본 파견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총리와 국회부의장 등이 조문 사절단으로 방일한다"고 밝혔다. 파견될 경우 대통령 특사 자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미 일본대사관을 방문해 조문했다. 윤 대통령도 새 정부의 한일관계 복원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만큼 최고위급 인사를 특사로 파견하기로 했다.

강인선 대변인은 "대통령은 조만간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마련할 빈소를 찾아서 아베 전 총리 조문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빈소가 11일 차려지면 한덕수 국무총리,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이 먼저 조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의종·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