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남한고 핸드볼팀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남한고는 지난 23일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제19회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대회 남고부 결승에서 '난적' 부천공고를 36-32로 꺾고 우승하며 6연속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박현룡 남한고 핸드볼팀 감독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 전술에 잘 녹아든 데다,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준 결과"라며 최근 성과를 선수들 공으로 돌렸다.
올 시즌부터 남한고의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감독직을 수락하며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다. 전임 이후봉 감독이 지난해 팀을 4년 만에 전국대회(전국종별선수권) 정상에 올려놓은 것도 모자라, 태백산기전국대회와 전국체육대회까지 제패하며 '핸드볼 명가'로 다져놓은 명성에 흠집이 될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박 감독이 맡고 난 이후 팀은 한 층 더 견고해졌다. 남한고 감독을 맡기 전 지난 2017년부터 남한중을 이끌었는데, 당시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 감독의 전술에 녹아들었고 그 실력이 고등학교 들어와서 만개한 덕이다.
선수 대부분 中1때부터 손발 맞춰
전술 이해도 높고 조직력도 강력
박현룡 감독 "전국체전 2연패 목표"
이번 대회 부천공고와 결승에서 각각 10골을 넣으며 맹활약한 김현민과 이승용은 물론, 2학년생인 박종훈·안영민·곽민혁 등도 박 감독의 지도 아래 팀 상승세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박 감독은 "선수들 대다수가 중학교 1학년일 때부터 손발을 맞춰온 아이들이라 아무래도 (감독의) 전술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오랜 시간 함께 몸을 부대끼며 성장한 덕에 팀의 조직력이 막강한 점도 강점이다. "개개인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선수들이 한데 뭉쳐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이 상승세의 비결"이라고 박 감독이 꼽은 이유다.
속공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경기를 펼치는 박 감독의 전술도 빼놓을 수 없는 연승 요인이다. 피봇 포지션을 활용한 중원 싸움도 강점을 띠지만, 발 빠른 사이드 공격이 장점인 팀에게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대표되는 속공은 최적화된 전술이 아닐 수 없다.
박 감독은 "속공을 통한 '빠른 핸드볼'을 하다 보면, 상대의 빈틈이 많이 보여 그만큼 득점 기회도 많이 나온다"며 "이런 플레이를 지속하려면 체력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인데, '인터벌 훈련' 등을 통해 지구력을 끌어올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팀의 상승세가 반짝 그치는 게 아닌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세대교체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뤄져 최근 대회에서 3학년의 주전 선수뿐 아닌, 1, 2학년의 선수들이 주전 못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어서다. 실제 이번 태백대회에서 팀의 '에이스' 안영웅이 아시아 남자 주니어핸드볼선수권 참가로 자리를 비웠지만, 다른 선수들이 공백을 메워 우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오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서 7연속 전국대회 우승이자 전국체전 2연패라는 금자탑에 도전한다. 그는 "팀의 주축선수는 물론, 기량이 급상승 중인 저학년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할 생각"이라며 "팀을 잘 이끌어 전국체전 2연패를 꼭 달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