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부터 운전까지, 기관장의 갑질?"
용인시의 한 산하기관장이 소속 직원에 대한 '갑질'을 일삼아 왔다는 내부고발이 잇따르고 있어 논란이다.
용인시정연구원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새로 부임한 A원장의 부당한 지시로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고 토로한다.
지난주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고 연구원을 퇴사한 계약직 직원 B씨는 채용 당시 대외 업무 수행과 시설물 관리라는 업무를 부여받았다.
출장·만찬 동원하고 수당 미지급
"셔츠 더러워져" 여성직원이 세탁
하지만 실상은 원장의 운전기사에 가까웠다는 게 동료 직원들의 설명이다. 잦은 서울 출장과 만찬 등에 동원돼 야근이 잦았음에도 지난 5월 시간 외 수당 지급 중단 통보를 받았고, 이에 문제를 제기하자 계약 연장이 불발됐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A원장은 지난해 12월 연구원 특강 행사의 강사로 초빙된 전 고위관료를 위해 서울 자택까지 직원을 시켜 차량 의전을 지시하고, 본인 출장 시에도 직원을 불러내 자택과 기차역까지 왕복 운행을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C씨는 "원장은 정상적으로 출근한 게 손에 꼽힌다. 연구원 업무와 관계 없는 본인 치적 쌓기용 출장과 행사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거기에 직원들을 이용했다"며 "몇 달 전부터는 직원들의 외출·휴가·출장까지 원장 결재를 받도록 변경해 일일이 컨트롤에 나서는 등 도를 넘어선 간섭을 시작했다. 원장 부임 이후 10개월간 퇴사한 직원만 6명인데, 이는 결코 원장과 무관치 않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지난 4월에는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중단시키고 매주 전 직원을 소집해 회의를 강행하는가 하면, 자신이 입고 있던 와이셔츠가 더러워졌다는 이유로 근무시간 중 여직원에게 빨래를 시켰다는 제보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인일보는 A원장의 입장과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