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사업비 12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의 용수공급시설 설치를 놓고 여주시가 논란이다.
일각에서 용수시설 관련 주민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주시가 산업단지 유치 등 조건을 내걸며 제동을 걸고 있다는 주장인 반면 여주시는 '주민 간 합의 번복'이 아닌 '여주시와의 협의 부재'를 거론한 것이라며 과도한 오해라는 입장이다.
용수공급시설 제동 논란 '억울'
市 "협의부재 거론… 과한 오해
대립과 갈등 주체로 여겨 불쾌"
4일 여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공급시설(일 57만3천t, 여주구간 관로 7.2㎞) 설치 인허가와 관련법 협의를 여주시에 요청했다.
이에 여주시는 "피해 주민이 있는데, 주민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시가 먼저 합의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지난 6월 SK하이닉스는 용수시설이 지나는 세종대왕면 4개 마을 대표와 개별 보상 및 60억원 규모의 마을지원사업에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이충우 여주시장은 취임 후 지난 7월5일 열린 경기도, 여주시, 용인시, 이천시, 안성시,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용인일반산업단지(주)의 상생공동합의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도와 SK하이닉스에 상생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지난 2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도가 여주시를 찾아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산단 용수시설 TF' 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산자부 측은 여주의 상생방안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 주민 합의를 번복한 '지역 이기주의',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공적(公敵)'이라는 등 기업 편향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거칠게 반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주시는 주민 합의가 먼저라는 것으로 시와의 협의가 필요하며, 반도체 전략 관련 정부 방침에도 인접 시와의 상생방안을 못 박고 있다는 입장이다.

여주시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보면 정부는 기업 투자에 총력 지원을 약속했고, 특히 용수·전력 등을 제공하는 인접 지자체에는 산단 유치에 따른 이익(지방세입)을 합리적으로 공유하는 제도를 마련토록 했다고 밝혔다. 산단 유치 지자체와 인접 지자체 간 이익 공유를 통해 신속한 협의를 유도한다는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여주시 한 관계자는 "4대강 사업 때 임시물막이를 철거하면서 SK하이닉스가 공업용수 취수에 어려움을 겪을 때 임시 제방을 설치하고 물길을 돌려 용수공급을 위해 애쓰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여주보가 완공되면서 SK하이닉스는 취수원을 옮겨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받고 있지만 여주시는 어떤 이익이나 혜택을 전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SK하이닉스 증설을 지지했고, 기업 유치를 지역발전의 최상과제로 여기고 있는 곳이 여주다. 많은 오해를 무릅쓰고 SK하이닉스 최태원 회장의 사면복권에 긍정적인 여론을 보낸 곳도 여주"라고 강조했다.
한강이 관통한다는 이유로 40년간 온갖 중첩규제를 감내해온 소도시를 대립과 갈등의 주체로 몰아가는 일부의 행태에 여주시로서는 불쾌하고 서운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