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의 별명이다. 작은 체구의 겉모습과 달리 굳세고 다부진 면모를 드러낼 때가 많아서였다.
학창시절 며칠간 아파서 학교를 가지 못했을 땐 그동안 듣지 못한 수업 내용을 친구들에게 빠짐없이 물어보면서 공부했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고 잠이 안 오게 하는 '타이밍' 약을 먹으며 며칠 밤을 지새우며 공부에 전념하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한번 마음 먹은 일은 끈덕지게 몰두하는 기질이 남달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주산학원을 다닐 때는 주판알로 암산하는 재미에 빠져 주산암산 4단을 따기도 했다. 많은 학생이 주산학원을 다녔고 가정집과 상점에서 주판을 쓰던 시절이었다. 당시 주산 전국 대회에도 출전하는 등 재미를 붙인 일은 꼭 성과를 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죽기 살기로 공부했어요. 주변에서 '쟤는 진짜 악바리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마음속으로 늘 다짐했던 생각이 '뭐든 하면 돼. 하면 된다'였어요."
일자리·주거·부채·출산율 감소… 모두 청년과 관련된 사회문제
내항 창업공간·스타트업 벤처 폴리스 등 일자리·문화 확충 '최선'
MBTI는 'ESTJ'… 세대간 차이 줄일수 있도록 준비된 소통 자세
시민 삶에 영향 미치는 정책 살펴보며 긍정적 변화 이끌어내고파
지난달 21일 취임한 그는 인천시 최초 여성 부시장이다. 부시장으로서 맡게 될 난제도 소통을 바탕으로 한다면 충분히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정장에 어울리는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것도 최대한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다. 그가 총괄하는 업무 중 하나가 시민 소통 분야인 만큼 집무실에 앉아서 보고받는 부시장이 아닌, 현장을 찾아가는 부시장이 되겠다는 의지다.
"부시장으로서 다녀야 할 곳이 많은데 시간은 아껴야 하니 멋은 나지 않더라도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있습니다. 소관 업무인 시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러 현장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야 하잖아요. 어떤 문제라도 풀도록 더 많이, 더 빨리 시민들과 만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 '청년이 찾는 인천' 위해 청년 정책 기틀 마련에 최우선
이행숙 부시장은 청년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데 행정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청년이 겪는 어려움은 일자리와 주거·부채·출산율 감소 등 다양한 문제와 연계돼 있다. 이는 곧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더 많은 청년이 인천을 찾고, 그들이 인천을 떠나지 않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와 문화시설을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행숙 부시장은 "인천 내항에 청년 창업공간과 스타트업 벤처 폴리스를 조성하고 각 군·구에 청년 사회·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청년센터를 구축하는 등 청년 일자리·문화 분야 지원에 힘쓰겠다"고 했다.
이행숙 부시장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청년과 교류를 늘리고 제도 개선 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데에도 집중하겠다고 했다. 취임 후 갖는 첫 간담회도 청년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간담회는 별도의 논의 안건이나 주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청년의 고민을 듣고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청년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청년과 대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게 이행숙 부시장 설명이다. 그만큼 청년 문화에 대한 관심도 누구보다 높다고 자부한다. 최근 MZ세대가 성별과 나이, 직업 대신 물어보는 MBTI(성격유형검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이행숙 부시장 MBTI는 ESTJ다.
ESTJ 유형은 지도력과 추진력이 뛰어나고 규칙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진다. '문답으로 이뤄진 검사로 한 사람을 단정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면서도 "MBTI가 뭔가요"라고 물을 청년들에게 언제든 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 셈이다.
"청년들은 생각과 관념이 고정적이지 않아서 기존 기성세대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세대 간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충분한 소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여성과 노인, 아동 등 다른 정책들과 비교해 청년 정책은 아직 기반조차 닦지 못했습니다. 청년이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고 지원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청년이 더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민 행복'이 가장 큰 가치
이행숙 부시장은 앞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시민의 행복'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는 그가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도 맞닿아 있다. 시민이 필요로 하는 정책은 예산 규모가 작든 크든 관계없이 실행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것이다.
정책은 때론 누군가에게 손해가 될 수도, 이익이 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민 행복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걸어가는 만큼 믿고 지켜봐 달라는 게 이행숙 부시장 얘기다.
"시민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을 더욱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제 목표입니다. 공직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저희 아버지가 당부한 '곧게 가라. 어떤 일을 하든 명예롭게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꼭 지키겠습니다. 시민만 바라보면서 걷는 부시장이 되겠습니다."
글/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이행숙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은?
▲1962년 출생
▲인하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2002~2003년 인천시 중구여성회관 관장
▲2004~2007년 한국미래정책연구원장
▲2007~2009년 인천시 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2009~2010년 한나라당 인천시당 부위원장
▲2012~2013년 새누리당 인천시당 대변인
▲2013~2014년 새누리당 인천시당 정책위원장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2017년 자유한국당 인천시당 여성위원장
▲2022년~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