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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쏟아진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해 부천의 한 건물 지하층이 모두 침수되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장우산 끄트머리까지 물이 들어찬 건물 지하층. 곳곳엔 빗물에 젖은 식자재들이 널브러져 있다. 2022.8.9 /수습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피해 금액만 7억원인데, 자연 재해여서 보상도 없고 막막합니다
전날부터 9일 오후 1시까지 누적 275.0mm 폭우가 쏟아진 부천의 한 건물 1층 대형 식자재 마트에서 만난 이곳 점주는 물에 젖은 식료품을 트럭에 싣는 납품업체 직원 20여명과 함께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점주는 "4년 전에도 폭우로 인해 지하층이 물에 잠긴 적이 있다. 침수 복구 때가 되면 매번 당사자가 직접 요청을 해야만 복구가 이뤄지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지하 1층은 전기가 완전히 끊겨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정리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인 하반신 높이 물 넘실… 식자재 둥둥
병원 관계자들 계단으로 환자 식사 옮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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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쏟아진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해 부천의 한 건물 지하층이 모두 침수되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호스로 물을 빼내는 모습. 2022.8.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건물은 8층 규모로, 지하 1층 물류센터는 식자재 마트에 공급할 물품을 보관하고 있다. 지상 2~7층은 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이곳은 전날 시작된 집중 호우로 인해 건물 지하층이 모두 침수되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9일 오후 찾아간 해당 건물 지하 2층 주차장에는 성인 여성 하반신 높이의 물이 넘실거렸다. 뻘건 흙탕물 위로는 지하 1층 물류센터에서 떠내려온 듯한 식자재가 둥둥 떠 있었다.

지하 1층은 전기가 끊겨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었다. 코를 찌르는 퀴퀴한 냄새를 뚫고 센터 안으로 향하니 어지럽게 널브러진 일회용 커피 스틱, 라면 상자 등 식자재가 보였다. 바닥에는 여전히 흙탕물이 들어차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납품업체 직원은 "센터에 쌓아뒀던 달걀 절반가량이 물에 젖었다. 물에 젖지 않은 것들도 판매는 못 해서 트럭으로 옮겨 담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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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쏟아진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해 부천의 한 건물 지하층이 모두 침수되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건물 지하 1층 물류센터에 물이 들이닥쳐 식자재가 손상되는 등 침수 피해를 입은 모습. 2022.8.9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폭우는 이 건물 병원 직원과 환자들이 이용하는 지하층에도 들이닥쳤다. 비로 인해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건물 엘리베이터도 멈춰섰다.

병원이 의존하고 있는 비상 전력으로는 엘리베이터 가동이 불가한 탓에 입원 환자 식사는 직원들이 직접 날라야만 하는 상황이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병원 관계자들은 의사, 간호사 할 것 없이 국과 반찬을 들고 빗물이 흥건한 계단을 올랐다. 병원 직원 A씨는 "(식당이 있는) 2층에서 환자들이 입원한 6층까지 옮겨야 한다"고 했다.

비상전력으로 운영하는 실정이기에 의약품 냉동 보관과 위중증 환자 관리에도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 병원 관계자는 "약품이 보관된 곳은 이상이 없다. 석션(suction)작업이 필요한 환자 같은 경우는 보건소에 연락해 근처 응급실로 이송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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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쏟아진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해 부천의 한 건물 지하층이 모두 침수되고 정전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엘리베이터 마비로 병원 관계자들이 환자들에게 제공할 식사를 일일이 계단으로 옮기고 있는 모습. 2022.8.9 /수습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이시은·수습 유혜연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