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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용인 수지구 고기동 일원 폭우 피해 현장에는 한 달 전 산사태 이후 임시로 처방해 둔 항공마대와 방수포마저 토사물에 휩쓸려 내려와 있었다. 2022.8.9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예견된 참사였다. 지난 8일 밤 9시께부터 거세게 몰아친 비는 결국 한 달 만에 또다시 산을 무너뜨렸고, 밤새 뜬눈으로 불안에 떨었던 주민들은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방수포 임시처방 폭우에 속수무책
한달 전 참사 데자뷔, 예견된 피해

한 달여 전, 용인 수지구 고기동의 한 야산에서 폭우로 대량의 토사물이 주택가에 쏟아져 내렸을 때 인근 주민들은 당장 복구보다 재발로 인한 2차 피해를 더 우려(7월11일자 11면 보도="방수포 깐다고 흙 안내려오나"… 땜질식 처방 분통)하며 행정당국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당시 야산 중턱의 옹벽이 무너지다 만 상태로 남아있었기에, 또 폭우가 내릴 경우 토사물이 쓸려 내려오는 건 불 보듯 뻔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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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만에 재현된 악몽 9일 오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일원 폭우 피해 현장. 한 달 전 산사태 이후 임시처방해 놓은 항공마대와 방수포가 토사물과 함께 휩쓸려 내려와 있다. 2022.8.9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그러나 주민들의 하소연에도 후속 조치는 미약했다. 항공마대에 흙을 채워 도로변에 낮게 담을 쌓고, 산 중턱의 쓸려 내려오다 만 흙 위에는 방수포를 덮어 놓는 등의 임시처방이 전부였다.

전날 오후 8시를 기해 용인 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시에 따르면 전날부터 9일 오전 7시까지 용인 전체 평균강우량은 234.58㎜를 기록했고 이 중에서도 고기동 일원은 합산 강우량이 310㎜에 달해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항공마대와 방수포는 폭우를 견뎌내지 못했다. 산에서 대량의 토사물이 또다시 빗물에 쓸려 내려와 주택가와 도로를 뒤덮었다. 도로의 아스팔트마저 토사물에 의해 갈라지고 뒤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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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용인 수지구 고기동 일원 폭우 피해 현장에는 한 달 전 산사태 이후 임시로 처방해 둔 항공마대와 방수포마저 토사물에 휩쓸려 속절없이 내려와 있었다. 도로 아스팔트마저 빗물과 토사물을 견디지 못한 채 갈라지고 뒤틀렸다. 2022.8.9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市, 부서별 책임만 떠넘기다 방치"
재발 방지 요구했던 시민들 '허탈'

주민들에겐 악몽과 같은 일이 데자뷔처럼 한 달 만에 반복됐다.

주민 A씨는 "이럴 줄 알았다. 뻔히 예상됐음에도 시에선 부서별로 책임 떠넘기기만 하다가 피해 상황을 방치했다"고 분개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 사고 이후로 해당 옹벽 인근 건축주에게 안전조치를 주문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