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핸드볼은 지난 11일(한국시간) 북마케도니아에서 낭보를 전해왔다. 한국 여자 청소년(U-18) 대표팀이 제9회 세계여자청소년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었다. 올해 대회 전까지 우리나라의 최고 성적은 2006년 초대 대회에서 기록한 준우승이었다.
2020년 대회는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 가운데, 2016년과 2018년 대회에선 4강에 들었다. 역대 이 대회에서 비유럽국 중 4강 이상 진입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비유럽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대회 우승컵까지 품에 안으며 한국 핸드볼사(史)를 새로 쓴 것이다.
이번 대회 우승에 인천 핸드볼도 큰 힘을 보탰다. 대표팀을 이끈 김진순 감독을 비롯해 준결승전 경기 MVP에 선정되는 등 고비마다 선방으로 팀을 구한 골키퍼 김가영, 공수에서 맹활약한 레프트백 임서영과 라이트윙 김송원 등이 인천비즈니스고 소속 지도자와 선수들이었다.
핸드볼의 도시 인천
1974년 국내 첫 실업 핸드볼팀이 창단했던 인천은 핸드볼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실업팀인 인천시청 여자 핸드볼팀은 윤병순과 김옥화 등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이 선수들은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으며, 1984 LA올림픽에서 한국 핸드볼이 올림픽 첫 메달(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기여했다. 선배들이 주춧돌을 놓자 후배들도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이며 1988 서울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2012 런던올림픽까지 모두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선 4강 진출에 성공하진 못하지만, 세계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던 한국은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모두 정상에 선 유일한 비유럽 국가다. 남자 대표팀은 1988 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대표팀의 선전과 함께 인천 핸드볼의 역사도 이어졌다. 국내 첫 핸드볼 실업팀이었던 인천시청은 지방 자치단체를 앞둔 1990년 2월 시 재정압박으로 인해 민간 기업인 진주햄으로 넘어갔다. 인천시청은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해 각종 전국대회에서 12차례 정상에 오르고서 15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1996년 핸드볼큰잔치 패권을 비롯해 이듬해 종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클럽대항까지 잇따라 우승한 진주햄은 1997년 7월 내부 사정으로 해단했으며, 이후 제일생명(알리안츠)으로 이어진다.
16년의 역사를 이어가며 명문팀으로 자리매김한 제일생명은 세계적 금융위기가 촉발된 2003년 모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해체 절차를 밟았다. 2004년 당시 인천시핸드볼협회 회장이기도 했던 서택동 (주)효명 회장이 자회사인 효명건설 여자 핸드볼팀을 창단했다.

효명건설은 창단 첫해인 2004년 핸드볼큰잔치에서 우승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그해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임영철 감독과 이상은, 명복희, 문필희(현재 인천시청팀 감독) 등 효명건설 소속 지도자와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대표팀을 소재로 제작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은 국내 영화팬과 스포츠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2005년 핸드볼큰잔치, 2006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한 효명건설의 순항이 이어진 가운데, 서 회장은 2006년 인천 연고 남자 실업팀인 인천도시개발공사(현 인천도시공사) 창단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2007년 효명건설사의 부도로 인천 핸드볼의 서 회장 체제가 종료됐다.
인천비즈니스고 지도자·선수 주축
U-18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 정상 '쾌거'
1974년 국내 첫 실업팀… LA올림픽서 첫 메달
효명건설 창단 첫해 우승에 '아테네 은빛 영광'
남자 실업팀 인천도시개발공사 창단도
내달 한일매치… 亞여자대회 개최
이를 2008년 벽산건설이 이어받지만,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2010년 9월부터 인천시체육회에 의해 운영되다가 2014년 인천시청팀이 재창단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효자 종목인 핸드볼은 인천의 효자 종목이기도 하다. 시·도 대항 종합대회로 17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전국체육대회와 16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전국소년체육대회의 마지막 날은 단체 구기 종목의 결승전으로 치러진다.
두 대회에서 인천 핸드볼은 거의 해마다 마지막을 장식했다. 최소 한 팀 이상, 두세 팀이 부별 결승에 올라 메달 색깔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그로 인해 인천 선수단의 대회 막판의 메달 레이스에 힘을 보태는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인천에서 개최될 국제 이벤트들
2022년 하반기 '핸드볼의 도시' 인천에서 국제 핸드볼 이벤트가 연이어 펼쳐진다. 첫 이벤트는 '한·일 정기전(Korea·Japan Classic Match)'이다. 대한핸드볼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올해 한·일 정기전은 9월 7일 오후 5시 30분(남자부)과 7시 30분(여자부)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펼쳐진다.2008년 일본 도요타에서 남자국가대표팀 간 경기로 시작된 한·일 정기전은 이듬해 여자부도 추가됐으며, 매해 한·일 간을 오가며 치러지고 있다.
2019년 일본에서 개최된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은 열리지 않았다. 올해 우리나라가 개최 순번인 가운데, 개최지가 인천으로 확정됐다. 경기 전날엔 일본 남녀 대표팀이 입국해 선학체육관에서 경기장 적응 차원의 훈련이 있을 예정이다.

역대 전적은 한국이 여자 8승2패, 남자 9승1무1패로 각각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흥미로운 일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19회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는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인천에서 개최된다. 2023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전을 겸하는 이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의 핸드볼 강국 10여 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 정확한 참가국 수를 집계한 후 경기 일정과 경기장을 선정하게 될 예정이다.
격년제로 시행되는 이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지난 18회 중 무려 15차례 우승을 달성했다. 나머지 세 차례는 준우승 2회, 3위 1회였다. 또한, 우리나라는 5회(1995년)와 16회(2017) 대회를 유치한 바 있다. → 표 참조

올해 인천에서 열릴 국제 이벤트들은 세계 정상급의 반열에 있는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여타 인기 구기 종목들에 뒤지지 않는 핸드볼의 매력에 빠져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