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동춘동에서 '해씨부인 전통 메기매운탕'을 운영하는 박정희(62·여) 대표는 최근 대한민국전통명장협회로부터 '전통 메기매운탕 명장'으로 선정됐다. 우리나라 전통 메기매운탕 명장은 박 대표가 유일하다.
박 대표는 "명장으로 선정돼 정말 기쁘지만, 국내 첫 전통 메기매운탕 명장으로 뽑혔다는 부담감도 크다"며 "메기매운탕을 즐겨 먹는 사람들뿐 아니라 생소한 사람들도 메기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명장 선정 소감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를 잡는 자신만의 비법을 내세워 23년째 메기매운탕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처음 명장으로 추천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내가 명장이 될 자격이 있을까'하고 스스로 계속 질문했다"며 "단골손님들이나 같이 일하는 종업원들이 용기를 줘 명장으로 신청해 심사를 받게 됐고, 명장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공조미료 안쓰고 특유 흙냄새 제거
인천 동춘동서 영업… "단골들 큰힘"
바쁜 와중 어머니 챙기는 효녀 모습도
박 대표는 흙냄새가 나는 메기는 손질이 매우 까다로워 재료 특성을 잘 파악하고 요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민물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메기 매운탕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며 "조리 과정에서 메기 매운탕 흙냄새를 없애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메기 매운탕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소개한 게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2001년 경기도 김포에서 음식점을 시작한 그는 2008년부터 인천으로 이사해 현재 연수구 동춘동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광주에 있는 어머니에게 한 달에 2번 이상 꼭 방문하는 효녀라고 한다. 이러한 부분을 지역사회에서도 인정받아 지난 5월에는 (사)인천연수원로모임이 주최한 '제50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효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가 청각 장애를 앓고 있어서 통화가 쉽지 않아 자주 찾아가는 것을 단골손님들이 좋게 생각한 것 같다"며 "자식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도리를 했을 뿐인데, 큰 상까지 받게 돼 영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다른 이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2000년대 중반에 프랜차이즈 음식점 사업을 해보려다가 사기를 당해 큰 손해를 입었던 적이 있다"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장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사람의 힘으로 자리를 지켜 명장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만큼,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며 "타인의 '씨앗'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