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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임진강 맑은 물과 맑은 공기 등 청정자연 연천을 '제2의 고향'으로 '인생 2막'을 시작, 앞으로 뻗어 나갈 연천양조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릅니다."

율무를 이용한 전통주 장인의 길을 선택한 박용수(58) 연천양조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대한민국 명주로서의 성공을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술독에 장치 부착… 발효시간·정도·온도 일정하게 관리


연천군 미산면 삼왕로에 위치한 연천양조는 남쪽의 비옥한 토지와 북쪽 맑은 물(南土北水)이 혼합돼 빚어지는 청정 전통주 산실이자 첨단 소프트웨어와 접목한 전통주 연구소다.

명장의 오랜 경험에 의존한 우리나라 전통주 제조방식은 산업화의 걸림돌이라고 판단한 연천양조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통한 과학적이고 선진 융복합 기술의 집약체 업체다.

전통주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IOT(사물을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결해 센서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사람 개입 없이 인터넷으로 주고 받는 환경)센서를 활용한 스마트 전통주 양조 방식을 추구한다.

생산제품은 전통주이지만 술독에 첨단장치를 부착해 발효시간, 정도, 온도 등 생산과정을 일정하게 관리 유지시켜 생산 날짜마다 다를 수 있는 전통주 술맛의 차이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박용수
연천양조 박용수 대표가 자신이 만든 전통주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박용수 대표 26년간 IT업계 종사하다 주예사 과정 수료
2019년 율무 이용 막걸리 출시… 능이버섯 소주도 성공


전남 해남 출신인 박 대표는 26년 동안 IT(정보기술)업계 통신소프트웨어 분야에 종사해오다 퇴사 후 2015년 서울 막걸리 학교에 입학, 술을 소개하고 빚고 한식과 짝지어 추천해주는 최고 주예사(전통주 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IT 기술을 접목한 막걸리 공장을 운영하고 싶어 수도권 근처 부지를 전전하다 임진강 옆에 터전을 마련하고 법인체를 구성해 주류 제조생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IT 기술 접목 주류생산은 항아리에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손맛에 의존했던 과거부터 현재 진행형인 전통주를 계량화해 일정한 맛과 품질 유지가 목적이다.

하지만 양조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의욕만 앞섰던 박 대표는 연구, 생산, 유통 순서의 일머리를 놓고 고민하다가 율무를 이용한 막걸리 생산에 들어갔다.

 



사실 박 대표는 율무를 이용한 주류 생산은 안중에도 없었다. 지역 유지 및 주민들이 연천산 율무를 이용해 술을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고 율무 막걸리를 만들었다.

첫 작품은 껍질이 단단한 율무의 발효과정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주류제조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실패를 맛본 그는 자신감을 만회하기 위해 각종 사료집과 문헌 등을 밤새워 독파하고 율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2019년 9월 율무 막걸리를 본격 출시했다. 1년 6개월 연구 끝에 본인만의 작품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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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발효 관련 IoT 센서를 사용하여 스마트양조관리시스템 환경에서 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연천양조 제공

연천양조는 이후 율무 전통 막걸리에 이어 동동주, 율무를 이용한 증류주까지 생산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상황버섯을 이용한 소주와 오크통 저장술 연구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또한 능이버섯을 이용한 소주 생산도 성공해 시장에 출시 중이다.

그간 외지 의존 '고려 숭의전 전통제례주'까지 직접 생산
술 빚기 프로그램 운영… 단체·기업체 출장체험도 확대


특히 그동안 외지에 의존했던 고려 숭의전 전통제례주도 직접 생산·공급하면서 박 대표는 자긍심이 커졌다. "연천양조가 율무를 이용해 만든 모든 술은 걸작이 되어야 한다"는 박 대표는 제2의 고향인 연천에서 자신의 술 철학을 뿌리내리겠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연천지역에서 생산되는 율무와 쌀로 막걸리·전통 약주, 증류주를 생산하고 있는 연천양조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술 바로알기를 목적으로 멥쌀 또는 찹쌀로 고두밥을 지어 개인 항아리에 담아 집에서 발효시키는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또 연천양조는 율무 술 빚기 프로그램도 운영하는데 오전에 술 거르기와 오후에는 단양주 빚기를 하고 단체와 기업체 출장체험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국내 약 9조원의 주류시장에서 400억원 미만인 전통주 시장의 영세성을 탈피하기 위해 특성화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한 연천양조는 현재 온라인 쇼핑몰 거래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로 활발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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