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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서울과 경기에서 가까운 지리적 여건이 있음에도 인천 섬은 관광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연구진은 "인천만의 특색있는 이미지가 없는 것으로 분석돼 관광 목적지로의 이미지 구축 등 브랜딩 제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2022.08.2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에는 잘 알려진 강화도와 백령도 등 총 168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서울·경기에서 가까운 지리적 여건이 있음에도 인천 섬은 관광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해양도시 인천에서 대표적 관광지로 손꼽히는 건 '인천차이나타운' '월미 문화의거리·테마파크' 등 도심 관광지뿐이다.

지난해 인천관광 실태조사를 담당한 연구진은 "인천 내국인 관광객(인천시민 제외)의 방문지는 인천 원도심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인천만의 특색있는 이미지가 없는 것으로 분석돼 관광 목적지로의 이미지 구축 등 브랜딩 제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섬 관광' 빠진 해양도시, 그 이유는
인천에서 섬 관광이 활성화하지 못한 이유로는 가장 먼저 '교통'과 '관광 콘텐츠 부족' 등이 거론된다.

2020년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여객선이 대중교통으로 편입됐고, 인천시와 강화군·옹진군 등은 여객선 운임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인천시민에 한정해 지원되는 것으로, 인천시민이 아니면 요금은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게 관광업계 설명이다.

인천 옹진군 소이작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종석(55)씨는 "관광객들에게는 1인당 왕복 5만원 정도인 여객선 요금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비용뿐 아니라 여객선 운행 횟수도 하루 1~2회 정도밖에 안 돼 관광객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 예산중 '관광'관련 비율 낮아
음악회·살아보기 등 사업 '미미'
고품질 행사에 예산도 추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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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질공원 백령도 두무진 일대.
 

인천시의 섬 관련 전체 예산 중 '관광' 관련 비율도 낮다. 인천시의 섬 관련 정책은 '정주 여건 개선'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인천시가 37개 섬에 투자한 금액은 총 5천526억원 정도인데, 이 중 '관광단지 기반 조성'에 쓰인 금액은 4천100만원 정도로 8%가 채 안 된다. 관광 외에는 도로정비(21%), 농업기반시설(14%), 정주환경개선(17%) 등의 비율이 높았다.

섬 관광 콘텐츠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의 '섬 관광' 관련 대표 사업은 '주섬주섬 음악회'와 '인천 섬 도도하게 살아보기' 정도에 그친다. 숙박형 상품인 '인천 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는 인천시가 지난해 시작한 사업으로, 상품가의 약 43%를 차지하는 숙박비를 인천시가 지원한다.

올해는 '섬 테마 시티투어' 사업도 새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선재도·영흥도, 무의도 등 당일 여행 노선이라 체류형으로 유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김재호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연안과 인접한 섬은 많은 관광객이 찾도록 하는 '대중관광'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 외의 섬은 관광객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고품질 관광'에 주력해야 한다"며 "최소 2박3일 이상 머물 수 있도록 체류형 콘텐츠를 인천시가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인천시의 섬 관광 관련 예산 구조로는 큰 사업을 만들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천시가 섬 관광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설정하고 그에 맞춰 예산 편성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섬 관광팀' 신설한 인천시…"섬 관광 활성화하겠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인천은 168개의 보물섬과 크고 작은 포구, 아름다운 해안 등 훌륭한 자연적 조건을 갖고 있다"며 "여기에 관광과 레저 인프라를 추가해 인천을 대한민국 으뜸 해양 관광·레저도시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공약했다.

인천시는 지난 7월 조직 개편 당시 섬발전지원과에 '섬 관광팀'을 신설했는데, 섬 관광사업만 전담하는 팀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정복, '전담 팀' 최초로 만들어
내년부터 섬 통째로 자원화 구상
민관 제안서 응모… 市 선정 지원

인천시는 '섬 관광 활성화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전남 신안군의 퍼플섬(보라색 섬)처럼 인천의 섬 하나를 통째로 관광 자원화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신안군은 반월·박지도를 퍼플섬으로 선포해 컬러 마케팅을 시도했고, 지난해에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인천시는 강화군·옹진군 등 관과 주민이 함께 제안서를 만들어 응모하면, 인천시가 그중 하나의 섬을 선정해서 지원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정부로부터 확보한 지방소멸대응기금 예산으로는 '인천 섬 포털' 구축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인천시의 관광정책이 도심 쪽에 치중돼 있었는데, 지방으로 가는 관광 수요를 인천이 충분히 흡수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섬의 자원을 기반으로 여러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섬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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