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 잠들어있던 배수지가 그림책으로 깨어난다'.
국내 유일의 라이브러리 뮤지엄인 군포시 '그림책꿈마루'가 깊은 잠을 깨고 오는 10월12일 개관한다.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이 합쳐진 '그림책꿈마루'가 30여년 간 용도 폐지된 배수지를 재활용해 그림책을 매개로 전시·체험·교육 등 그림책 관련 문화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 히스토리
그림책꿈마루가 위치한 부지는 지난 1991년 산본신도시 건설과 함께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군포배수지로 개발됐으나 1993년 다른 곳에 새로운 정수장이 준공되면서 운영을 중지했다.
그리고 2005년에는 잠시 그라운드 골프장으로 조성됐다가 2009년 용도 폐지됐고 이후 이곳을 그림책박물관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2017년 6월 'NEXT경기 창조오디션'에서 대상을 받으며 그해 9월 박물관 조성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1991년 저수지 개발… 1993년 중단
2017년 경기창조오디션 대상 받고
사업비 199억 들여 올해 건물 준공
대시민 명칭 공모서 '꿈마루' 확정
2018~2020년 기본 실시설계 용역 및 설계 경제성 검토 용역이 이뤄졌고 2020년 1월 공원조성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인가를 받았다. 경기도 계약 심사에 이어 2020년 5월 조달청 입찰·계약 일괄 의뢰를 한 뒤 그해 11월26일 기공식을 했고 2022년 8월3일 준공했다. 이어 8일에는 도로명주소가 부여됐고 12일에는 명칭(그림책꿈마루)이 확정됐다.
군포시 청백리길 16 일원(한얼근린공원 내)에 조성된 그림책꿈마루는 연면적 3천821.66㎡(상부 공원 A=5천980㎡)로 지하 2층~지상 1층 규모로 지어졌다.
사업비는 총 199억8천만원(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100억원, 시비 99억8천만원)이 투입, 지상 1층은 카페 등 시민들의 쉴 공간이 마련됐으며 지하 1층은 사무실·관장실·회의실·공연장·열람실·프로그램실·전시실·수장고 등이 설치됐다. 또 지하 2층에는 자료정리실과 기계실·전기실이 들어섰다.
'그림책꿈마루'의 기능은 ▲그림책의 독서문화 향유 및 그림책 연구 기회를 확대하는 도서관 ▲그림책의 예술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는 박물관 ▲한국 그림책의 역사를 구축하는 아카이브 ▲'한국 창작 그림책' 중심으로 그림책의 예술적 가치와 문화 공유 등 다양하다.
■ 명칭공모 시민의 참여
그림책꿈마루의 명칭은 시민들 참여로 지어졌다.
군포시는 지난해 10~11월 대시민 명칭 공모를 진행, 최우수작품으로 시민과 화합·소통하는 민선 8기 시정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그림책꿈마루터'가 선정됐다.
이어 시는 '마루'와 '터'의 의미가 중복돼 '그림책꿈마루'로 최종 확정했다.
그림책꿈마루는 라키비움 기능을 가진 열린 문화예술공간으로 그림책을 통해 꿈을 마음껏 펼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합성어로, 다양한 정보자원을 서비스하는 복합문화공간을 뜻한다.
또 시는 시민공모 및 전문가 선정작의 경우 실별 명칭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에 자료열람실은 '그림책움'(그림책으로 가득한 자료실에서 창의성의 싹을 키움의 의미), 프로그램실(도서연계)1·2는 '상상피움1·2'(그림책 읽기 등 독서교육연계 프로그램으로 꿈을 펼칠 수 있는 곳), 공연장(다목적실)은 '아리움'(강연 및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공연 등이 펼쳐지는 공간), 작가의 방(로비부스)은 'ON그림책'(신규작가·그림책활동가 등의 전시 및 활동공간으로 항상 그림책으로 특별해지는 공간)으로 정했다.
■ 다양한 그림책 구축
그림책꿈마루는 이름에 걸맞게 국내 및 해외 그림책 등이 다수 구비됐다. 현재 그림책은 1만5천485권, 전자책은 692점 등 총 1만6천177권이 마련됐다. 이 가운데 그림책의 경우 한국 그림책은 8천437권, 외국 그림책은 5천408권, 원서는 1천640권 등이다.
또 독립출판물 380권, 팝업북 233권, 희귀도서 97권, 빅북 290권, 미디어북 643권 등도 마련됐다.
그림책 1만5485권… 원서는 1640권
이호백 작가 등 아카이브 986권 구비
아카이브(archives·정부나 관공서 등의 공문서와 사문서를 소장·보관하는 기록보관소)는 총 986권이 구비됐는데, 기증도서는 그림책 시민모임의 다락(47점), 이호백 그림책 작가(17점), 정병규 그림책 연구자(813점) 등이며, 강소천·백영수 작품의 그림책 '아기토끼', '꼬마 눈사람' 등 희귀자료도 있다.
또 포스터, 도록, 잡지, 브로슈어, 그림책 원로 작가들의 삽화 원화, 군포 그림책 시민단체 행사 자료 등도 모았다.
박물관에는 1980년대 이후 도서 '백두산 이야기' 등 100여점이 마련됐으며 이미지 파일 '붉은 저고리', '아이들 보이' 등 10여 점도 구했다.
■ 10월 베일 벗다
그림책꿈마루는 현재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인테리어 및 도서정리가 이뤄진 뒤 오는 10월12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시는 '그림책은 예술이다'라는 주제로 개관 특별전시를 개최·운영할 계획이며 4명의 그림책 작가(류재수(노란우산), 김동성(엄마마중), 박현민(엄청난 눈), 배유정(나무, 춤춘다))가 직접 참여해 국내 유일의 라이브러리 뮤지엄을 선보일 계획이다. 장소는 기획전시실과 다목적전시실에서 열린다.
4명 책저자 참여 개관 특별전시 계획
市 "새로운 예술장르 자리매김할 것"
시 관계자는 "그림책꿈마루는 국내 유일의 라키비움(복합문화공간) 기능을 가진 열린 문화예술공간으로 탄생하게 된다"며 "현재 공사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어 오는 10월 성대한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림책꿈마루는 시민의 미적 감수성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예술 장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의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군포/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