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초 광주시 전역에는 기습 폭우로 산사태와 농경지 토사 유출, 도로 파손 및 주택 침수 등 1천500건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때 생업도 포기하고 수해현장으로 제일 먼저 달려간 사람들이 있다. 바로 광주시 자율방재단 대원들이다. 이들은 수해현장으로 달려가 교통통제와 수해복구 지원은 물론 실종자 수색에 구슬땀을 흘렸다.
광주시 자율방재단의 이강섭(53) 단장을 최근 만났다. 이 단장은 자율방재단 수색 대원들의 숨은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지난 8월13일 목현동의 실종자 남매 중 한 명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소방과 경찰에 연락했던 자율방재단의 인명구조대원 이모(50)씨.
초월읍 무갑리에 거주하는 이씨의 어머니 집도 하천 범람으로 물이 무릎까지 차고 집 마당이 토사로 엉망이 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들은 마을 이장과 해병전우회, 광주시 자율방재단, 농협 직원, 타 지역인 구리시 자율방재단이 현장에 출동해 응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물론 이씨도 함께했다. 그리고 이씨는 응급복구작업이 끝나자마자 실종자 수색작업 현장으로 달려갔다.
대원들 스킨스쿠버등 자격증 갖춰
지난달 수해 현장서 복구 '구슬땀'
행정력없어 시민과 다툴때 아쉬워
또 자율방재단의 사무국장은 1주일간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자율방재단 사무실에서 숙식을 하며 실종자 수색 인원 배정과 업무에 매달리다 장인어른으로부터 전화로 혼이 많이 나기도 했단다.
광주시 자율방재단 대원들은 통신과 드론, 스킨스쿠버 자격증, 보트 조종면허 등의 라이선스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재난이 발생하면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면서까지 자원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단장은 "자율방재단 대원들에게는 급여나 수당이 없다. 재난발생시 사고현장으로 제일 먼저 달려가 차량통제에서부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행정력이나 통제권한 등이 없다 보니 일부 시민들과 다툼이 생길 때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리고 실종자 수색작업과정에서 고장난 드론을 들어보인 이 단장은 "드론과 보트 등 시의 장비 지원이 꼭 필요하다. 수색대원들이 자원봉사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자원봉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장비 지원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30세부터 시작한 봉사에 대해 늘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봉사활동으로 빠른 복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