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연천에 경기도 육상 종목의 '노른자위'라 부를 만한 '전통의 육상 강호' 연천 전곡고가 있다. 전곡고의 육상 선수는 1~3학년 통틀어 모두 7명으로 '소수 정예'다. 하지만 이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정우진은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대회 남자 고등부 800m에서 우승하며 종목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남고부 김도연과 여고부 양경정은 각각 10㎞ 마라톤 종목과 800m에서 수준급 실력을 뽐내며 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호성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곡고는 최근 7명의 육상부원 가운데 무려 5명이 경기도 대표로 선발되는 기쁨을 안았다. 이들은 오는 10월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서 도 대표 자격으로 메달을 노린다.
박상일 코치 24년째 육상부 지도
기숙사·실내체육관 등 시설 우수
郡·체육회 등 유관기관 지원 한몫
박상일 코치는 햇수로 24년째 연천 전곡고 육상부를 지도하고 있다. 박 코치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첫 번째 비결로 꼽는 건, 선수들이 육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학생 전체를 수용하는 기숙사는 물론, 실내체육관까지 마련돼 시간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학교에 구축돼 있다.
박 코치는 "새벽 5시 30분에 시작되는 오전 훈련부터 야간에 선수마다 체육관에서 하는 개별 훈련까지 차질없이 진행되는 점이 성적을 내는 가장 큰 요인이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박 코치 본인도 연천에서 나고 자란, '지역 엘리트' 세단뛰기 선수 출신인 점도 선수들에게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전곡초-전곡중-전곡고로 이어지는 선수 진학 시스템을 선수 시절 스스로 체험한 만큼, 지역 인재를 발굴하는 데 늘 관심을 뻗고 있다.
아울러 전곡고에서 육상 중장거리 강자가 다수 배출되는 데에는 박 코치의 훈련 방식에서 영향받은 바가 크다.
박 코치는 "체력 훈련은 기본이고, 세단뛰기 종목에서 필수적인 도약과 스프린트 훈련을 이어가는데, 이는 단거리 선수뿐 아니라 중장거리 선수들에게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이를 수년째 이어오며 효과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연천군, 연천군체육회 등 유관기관과 지역 공동체에서 손을 잡고 연천 지역의 육상 유망주 발굴에 나서는 것도 팀의 성적을 이어가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박 코치는 "농촌 지역 학생들이 다수 겪는 경제적 어려움에서 우리 선수들도 자유롭지 못하지만, 김동인 교장·최한식 교감 선생님과 유세진 감독님은 물론 여러 지역 단체들의 물적·심적 지원이 없었다면 팀이 다수의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코치는 여느 선수들이 갈망하는 대회이자 '체육인들의 축제'인 전국체육대회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시합과 훈련을 나서는 데 지역의 도움을 받는 만큼 보답하고 싶다"며 "전국체전에 나서는 5명의 선수가 모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지도자로서 끝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