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인천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청라국제도시에 스타필드와 연계한 돔구장 건립 계획을 공식화했다. 롯데도 신동빈 회장 복권과 함께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송도국제도시 롯데몰 조성사업과 롯데백화점 인천점 증축공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신세계 인천점이 입점해 있던 인천터미널 건물은 인천시 소유로 신세계 측이 장기 임차해 사용하고 있었지만 재정난을 겪고 있던 인천시는 2012년 인천터미널을 매물로 내놨고 결국 롯데가 9천억원에 건물을 사들이면서 간판을 바꿔 달게 됐다. 당시 정용진 회장이 격노해 관련 임직원들을 문책했다는 소문이 인천 유통가에 돌기도 했다.
이후 인천에서 절치부심하던 신세계가 청라국제도시에 스타필드와 돔구장을 연계한 새로운 모델을 들고 나오면서 인천 유통가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복합쇼핑몰+돔구장' 운영 계획
지난달 25일 정용진 부회장은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나 청라국제도시 돔구장 건설, 서울 7호선 청라연장선 추가 역사 건설비 분담 의사를 밝혔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청라국제도시 16만5천㎡ 부지에 스타필드를 조성하고 있다. 스타필드 청라는 쇼핑·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 등이 가능한 복합쇼핑몰로, 정용진 회장은 이곳에 프로야구까지 관람할 수 있는 돔구장을 짓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돔구장은 2만석 규모로 야구경기는 물론 K-팝·아티스트 공연, e-스포츠 국제대회, 전시 등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신세계 그룹은 스타필드 청라와 돔구장을 연계한 설계를 연내 마무리하고 2027년 스타필드 청라와 돔구장을 동시에 열 예정이다.
롯데는 롯데몰 송도를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도심 속 리조트형 복합몰'을 콘셉트로 개발할 계획이다.
롯데몰 송도 건립공사는 2019년 7월 연면적 22만8천㎡ 규모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판매시설은 리조트형 쇼핑몰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자연친화 녹지공간과 어우러진 백화점형 몰 형태로 구성될 계획이다.
기존 쇼핑몰들이 단일형 복합 건축물 형태인 것과 차별화해 프리미엄관·스트리트몰·체험형 와인매장 등 분리형 건축물을 연면적 14만8천㎡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차별화된 '분리형 건축물' 건립
롯데쇼핑(주)는 롯데몰 송도와 연결되는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출입구 신규 설치 사업도 추진한다. 내년 8월까지 지하철 출입구를 신설해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인천종합터미널을 증축하는 공사도 본격화한다. 현재는 공사 가림막과 현장 관계자 등이 이용할 수 있는 가설건축물 등을 짓는 사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애초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 15번지 일대에 있는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인천종합터미널 등을 포함하는 판매·운수·업무시설 연면적을 16만1천800여㎡에서 37만4천800여㎡로 증축·대수선하고, 지상 27층 규모의 업무시설을 신축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롯데는 이런 사업 내용을 대폭 수정해 디자인 요소를 강화한 새로운 설계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국 유명 건축가와 함께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송도·청라에서 새로운 형태의 쇼핑몰 등을 선보이며 격돌하게 될 것"이라며 "인천 소비자 입장에선 새롭고 다양한 쇼핑 체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