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김에 손 발을 조금 더 움직였을 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가평에서 닭 관련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유병훈(31·유일닭강정, 파주닭국수) 대표는 "지역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되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직원들의 측면에서 보면 일의 양과 시간이 늘어나 힘에 부칠 수도 있지만 선뜻 나눔 봉사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동참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인천이 고향인 유 대표는 지난 2015년 교직 생활을 위해 이사한 부모를 따라 가평과 인연을 맺었다. 대학에서 해양 조선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인 울산의 A중공업에서 약 3년간의 직장생활을 경험한 유 대표는 개인사업 도전을 위해 과감히 퇴사를 결정하고 가평에 터를 잡았다.
지난 2017년 음식업으로 첫 사업을 시작한 유 대표는 "당시 주변에서 노령화 등 지역의 어려운 여건을 우려하는 여러 소리를 들었다"며 "이에 지역 사회 구성원의 책임 등에 대해 직원 등과 여러 날 이야기를 나누며 고심 끝에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 음식 나눔부터 하자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음식 나눔 봉사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가평서 사업 시작, 매달 닭죽 등 나눔
청평면 주민센터 MOU로 저변 확장
직원 선뜻 참여… '나' 아닌 함께 의미
이런 결심을 한 유 대표는 이듬해인 2018년부터 가평읍·북면의 어려운 이웃 등에 각각 매월 14인분의 닭죽을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음식 나눔 봉사를 시작했다.
이후 2020년 또 다른 음식점을 개업한 유 대표는 같은 읍·면에 매월 닭강정 20마리가량을 추가로 지원했다. 또 같은 해 조종면 이웃에도 같은 수량의 음식 지원을 약속하고 지금껏 이를 실천하고 있다. 유 대표가 3개 읍·면에 지원하는 음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년에 약 1천800만원(1회 50만원 상당)에 달한다.
이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유 대표의 봉사 가치를 금액 등으로 저울질할 수는 없지만 실천 의지만큼은 그 금액 이상이다. 일각에서는 봉사의 크고 작음을 떠나 수년간 어려운 이웃에 음식 나눔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청년 사업가를 두고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월 청평면 주민센터와 음식 나눔 등을 약속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봉사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 대표는 "우리 영업장을 찾는 분들 대부분이 지역주민으로 일정 부분 지역 사회에 되돌리는 것은 마땅한 일일 것"이라며 "지역발전은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반이 될 것이며 지역 경제 활성화 원천은 아마도 지역 주민의 발길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우리의 지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식 나눔 봉사는 직원들의 동참 없이는 사실상 어려운 일로 이 일은 내가 아닌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역 발전과 어르신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음식 나눔 등 봉사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