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지역 화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로 하면서 안양시의 지역 화폐 상시 할인율이 기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안양시에 따르면 시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지원 방안으로 지역 화폐 상시 할인율을 10%로 정해 지급 중이다. 시는 추경 예산 반영 등으로 지역 화폐 상시 할인율을 올해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비 예산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면서 내년부터는 설이나 추석 등 특별 기간에만 10%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축소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시는 상시 할인율을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6%까지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 내년 예산 전액 삭감 발표
市, 국비 중단에 올해까지 유지
소상공인 매출하락 걱정에 집중
소상공인 등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2018년 도입된 안양지역 화폐는 2019년 이후 급증했다. 2019년 발행액은 154억원으로 전년(108억원) 대비 1.4배가량 늘었지만 2020년 발행액은 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배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지역 화폐 발행액은 1천40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일반 휴게음식, 학원, 슈퍼마켓, 음료식품 등 업종의 지역화폐 매출은 전체 지역 화폐 매출의 7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상공인 매장에서 지역화폐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화폐가 소상공인 매출에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상인들은 이번 정부 방침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양에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상인 A씨는 "지역 화폐 국비 예산이 줄면 그만큼 소비가 줄어들까 걱정"이라며 "소상공인들이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대호 시장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대형 유통점과 대형 플랫폼의 확장으로 지역 소상공인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 화폐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소득을 증대시키는 상생방안"이라며 "서민을 위한 실효성 있는 경제 살리기 정책인 지역화폐 지원을 위한 방안을 제고해 달라"고 말했다.
안양/이석철·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