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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인천연구원에 의뢰해 청라·영종국제도시 개발이익을 추산하고 있다. 이는 LH의 청라국제도시 개발이익 일부를 지역에 재투입하기 위한 것인데, LH는 법적으로 가능한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선 청라국제도시 일대.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영종하늘도시 개발이익을 추산하고 있다. 

개발이익 일부가 지역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인천시와 LH는 동일한 법령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영종하늘도시 사업이 '개발이익 지역 재투자'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이견이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LH가 인천에서 대형 개발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인천시와 LH 간 협약을 통해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자유구역법 해석이 관건… 산업부, "검토 중"

인천시와 LH는 개발이익 재투자를 명시한 법과 시행령 적용을 두고 이견을 나타내면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경제자유구역법)은 경제자유구역 사업으로 발생한 개발이익을 재투자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관련 조항이 2011년 신설되면서 개발이익 재투자를 적용할 수 있는 사업인지를 두고 인천시와 LH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인천시는 '법 시행 후 최초로 완료되는 개발사업부터 (개발이익 재투자를) 적용한다'는 경제자유구역법 부칙을 근거로 들고 있다. 법 시행 이후에 준공된 개발사업의 이익을 지역사회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인천시 입장이다.

이 경우 LH 등 사업시행자는 개발이익 일부를 해당 경제자유구역 산업·유통시설 용지 가격이나 임대료 인하, 기반시설 또는 공공시설 설치 비용 충당 등에 재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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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남동구 LH 인천지역본부. /연합뉴스

市 '최초 완료 사업부터 적용' 근거
LH 2011년전 승인 신청 "의무 없다"
산업부, 법개정 시점 등 고려 '검토중'

 

반면 LH는 '시행 후 최초로 승인을 신청하는 실시계획부터 (개발이익 재투자를) 적용한다'는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 부칙을 제시하고 있다. 청라·영종국제도시 개발사업은 2011년 이전에 최초 실시계획이 수립된 만큼, 개발이익을 재투자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는 게 LH 주장이다.

LH 관계자는 "관련법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게 우선으로, 개발이익 재투자 대상에 해당하면 절차에 따를 것"이라며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관계 기관과 성실하게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인천시는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에 경제자유구역법에 대한 유권 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어떤 부칙을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법 개정 시점이 다소 오래돼서 법령 간 차이가 있는 배경을 우선 확인하고 있다"며 "부합하지 않은 조항은 관계 부처나 법률 전문가 자문을 듣고 통일된 의견으로 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협의 바탕으로 개발이익 재투자 이끌어낸 사례도 있어

법령상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지방자치단체와 LH가 협의를 거쳐 상생 방안을 찾은 사례도 있다.

부산시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명지국제신도시 개발이익을 두고 LH와 협의를 거쳐 3천800억원을 기부채납 형식으로 분담하는 협약을 맺었다.

 

부산시 '기부채납' 고양시 '협력' 맞손
경기도 '도민환원제' 균형발전 도모

부산시 역시 인천시와 마찬가지로 경제자유구역법상 법령 적용 시점을 두고 LH와 의견 차이가 있었으나, 몇 개월간 협의를 거쳐 LH의 개발이익 재투자를 이끌어냈다. 명지국제신도시 사업비 분담은 개발이익 지역 재투자 문제를 법이 아닌, 협상으로 매듭지은 첫 사례다.


고양시는 2020년 LH와 지역개발 상생 협력 협약을 체결해 개발이익 재투자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협력 방안에는 LH가 도로·철도·대중교통 시설을 확충·정비하고, 삼송역 환승주차장을 개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양시는 LH가 삼송역 환승주차장을 폐쇄하고 민간 매각을 추진하자 LH에 개발이익 재투자를 촉구하고 협력 방안을 도출했다. 

개발이익 재투자, 지역사회 균형발전으로 이어져야

전문가들은 개발이익 환수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는 개발이익 재투자가 사업지 내에서만 이뤄지고 있는데, 구도심 등 상대적으로 개발 압력이 낮거나 기반시설이 낙후된 지역 등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이 같은 내용의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를 운용하고 있다.

이강훈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특정 지역에서 거둔 개발이익을 상대적으로 기반시설이 부족한 다른 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며 "지자체 내 균형 발전도 도모할 수 있을 때 개발이익 재투자 제도가 지속가능하게 운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이익 일부를 구도심 등에 재투자하려면, 법률 검토와 해당 주민 설득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업지구 외 지역에 개발이익을 재투자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 가능해도 송도·청라·영종 주민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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