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보고만으론 알 수 없는 실제 시민들이 겪는 고충이 뭔지 들어봐야죠. 시장이라면…."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 7월 취임 직후부터 한 달 간 업무 파악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인구 110만 대도시가 당면한 현안과 과제를 보고받고 습득하는 데만 꼬박 한 달이 걸렸다.
여름휴가를 단 하루만 다녀오며 잠시 숨을 고른 이 시장은 지난 8월부터 시청사 밖으로 눈을 돌렸다. 관내 38곳의 읍·면·동 전체를 돌며 시민들을 만나는 이른바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서였다. 신발 끈을 동여맨 이 시장은 서울시 면적에 육박하는 용인시 전역을 한 군데도 빠짐없이 직접 찾아다니며 700여 명의 시민과 대화를 나눴다.
이상일 시장, 市 전역 순회 방문
민원·현안 등 청취 후 개선 약속
"지역사정 파악 할일 더 명확해져"
형식적으로 얼굴만 비칠 거면 애초에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이 시장의 말이다. 이번 읍·면·동 순회방문의 취지는 대화를 통해 시민들이 실제 피부로 느끼는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는 데 있다.
지난달 8일 시작해 하루 평균 서너 군데를 소화하며 꾸준히 이어진 순회방문은 지난 6일 한 달 만에 모두 마무리됐다.

대화의 콘셉트는 경청과 피드백 약속, 그리고 비전 소개였다. 우선 시민들로부터 민원과 지역 현안 등을 청취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했다.
버스 노선·배차간격 개선, 처인구청 청사 신축, 복합문화공간 조성, 미르스타디움 활성화, 기흥호수공원 둘레길 정비 등 건의된 내용만 200여 건에 달한다. 이 시장은 청취에만 그치지 않고 해결 가능한 부분은 시급히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덧붙였다.
민선 8기 시정 운영 비전을 알리는 데도 주력했다.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를 조성한다는 큰 그림 아래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 국지도 75호선 확장, 경강선 연장 등 교통인프라 구축 계획을 소개하고 종합운동장 개발과 고기교 확장, 용서고속도로 교통 체증 해소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이 시장은 "시민들을 통해 업무보고만으로 파악하기 힘든 지역의 사정을 알게 됐다. 덕분에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더욱 명확해졌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 답을 찾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