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시가 오는 23일 시 승격을 기념하는 제10회 시민의 날을 맞는다. 햇수로는 9년째다.
지난 2013년 118년 만에 여주군이 시로 승격했다고 떠들썩했지만 시 승격을 모두가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 시로 승격되면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이 늘어나고 도농복합시로 변모하면서 지역발전을 촉진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세금에 대한 주민 부담이 늘고 농어촌특례입학 혜택이 사라질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시 승격 원년의 축포를 터뜨린 지 10년이 지났다. 시 승격 이후 여주시는 어떻게 달라졌고 또 어떤 미래를 모색하고 있는가를 국가통계포털(KOSIS) 통계와 민선 8기 시정 과제를 토대로 주요 이슈별 변화와 비전을 살펴본다. → 그래프 참조
농산촌 95.7%·농업인구 16.8% 경기 최고
산업체 수 20% 증가 산업인구 28.5% 늘어
경지면적 8천→7천㏊ 쌀 생산 20%이상↓
국내 유일 쌀산업특구 '진상벼' 차별화 전략
인허가 간소화·민원 원스톱 처리 기간 단축
입주 희망기업 애로사항 해소 전담직원 계획
자연보전권역→성장관리구역 변경 목소리
한강 수질개선… 노인·장애인 복지 향상도
■ 농업 중심에서 도농복합도시로
여주는 농산촌이 95.7%에 달한다. 농업인구 비율은 16.8%(2020)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세계화와 시장 개방은 더 이상 농업만으로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안겨줬다.
시 승격 이후 여주의 공장등록 수는 729개에서 838개(2022년 9월 현재)로 약 15% 증가했다. 전체 산업체 수로 보면 증가 추세는 7천670개소에서 9천287개소로 20%를 웃돈다.
돋보이는 것은 운수·창고업의 증가다. 증가율이 40%가 넘는다. 산업체 수의 증가는 자연히 산업인구의 증가로 이어졌다. 2013년 3만6천명이던 산업인구는 2019년 기준으로 28.5%가 늘어 4만7천명이다.
산업 시설과 인구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농지와 농업인구의 감소를 가져왔다. 경지면적은 8천㏊에서 7천㏊로 줄었고, 2만1천여명이던 여주의 농업인구는 1만6천여명으로 5천명이 감소했다.
여주의 주력 농산물인 쌀 생산량도 3만7천여t에서 2만9천여t으로 20% 넘게 감소했다. 통계 추이로 보면 여주는 시 승격 이후 빠르게 도시화 되면서 농촌과 도시가 조화로운 도농복합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당연히 여주시의 시정 목표에서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 소홀히 다뤄진 적이 없다.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해 민원 처리 기간을 단축,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민선 8기 시정과제 중 하나다.
또한, 기업의 입주 편의를 위해 상하수도 시설 등의 기반 시설을 지원하고 입주 희망 기업의 애로사항을 풀어줄 전담 직원도 배치할 계획이다. 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특례 보증 지원도 확대한다.
여주 농업의 출구전략은 고품질 첨단 농업 육성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 농업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농가 소득을 증대하고 줄어든 일손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국내 유일의 쌀산업특구로서 유통 시설의 현대화 및 자동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해가고 있다.
여주쌀의 주력 품종을 여주지역에 특화된 고품질 품종인 '진상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도 주효하다. 여주의 공동 브랜드인 '여주 대왕님표'의 브랜드 가치 및 인지도 상승도 눈에 띈다. 농업을 살리지 못한 선진국은 없다.

■ 수질 개선으로 규제 개혁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공된 이듬해 시 승격이 됐으니 여주시는 4대강 사업의 공과를 고스란히 끌어안는다. 한강 살리기 사업은 논란이 된 3개 보 건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수질 환경 개선 효과가 크다.
오폐수 처리를 위한 환경 기초 시설이 확충됐고 도로나 농경지에서 유입되는 비점오염 저감을 위한 종합 대책이 시행됐다. 또 수질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수질예보시스템이 구축되는 등 한층 고도화된 수질 관리 체제를 갖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여주시의 공공하수처리시설 용량도 2013년 3만649㎥(1일)에서 2020년에는 3만6천904㎥(1일)로 20%가량 늘어난 반면 환경 오염물질 배출사업장 수는 622개소(대기 377, 수질 245)에서 485개소(대기 277, 수질 208)로 20%가량 줄었다.
문제는 이런 노력과 변화에도 여주시는 여전히 수도권정비법에 따라 시 전역이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개발 행위를 제한받고 있다. 또 여주시 전체의 40%가 상수원 보호를 위한 특별대책구역으로 지정돼 한층 더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이것이 산업체 수에서 유독 규제에서 벗어난 '운수·창고업'의 증가가 도드라지는 이유다.
시 승격 이후 10년간의 변화는 각종 규제의 합목적성을 되짚어보고 기술적, 환경적 변화를 고려해 특별대책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자연보전권역에서 성장관리구역으로 변경해 달라는 여주시의 요구가 설득력을 얻는다.
여주시는 한강 수질 개선을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1천338억원의 예산으로 공공하수처리장 신·증설 및 하수관로 신설, 개선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비점오염 관리는 수질 문제를 쾌적한 수변 공간 확보로 자연스럽게 연계됐다.
이에 따라 당남리섬 일대와 현암리, 연양리, 강천섬 인근이 친수 공간이자 생태 체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여주시는 강천섬 일원을 자연친화형 테마공원으로 조성하고 친수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살려 체험 및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할 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현암 둔치에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강변에 복합 레저 스포츠 휴양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 따듯하고 세심한 복지 실현
여주시민 중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의 20%가 넘는다. 평균 연령은 47세다. 최근 5년 동안 네 살이 늘었으니 통계로만 보면 1년에 한 살씩 노령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노인을 위한 정책 증가도 도드라진 변화다.
노인 일자리 사업도 카페, 식당, 환경정화 등의 일자리에서 특색 있는 일자리를 찾는 등 내실화를 기하고 있고, 노인 여가 활동도 취미 교육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수요 발굴에 나서고 있다. 어르신들의 시내버스 무상 지원도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복지도 크게 달라졌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선진형 농업 모델로 주목을 받은 '푸르메 여주팜'은 지난 9월 초 스마트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판매와 카페 및 레스토랑, 체험교육장까지 결합한 복합문화시설로 재개관했다.
이와 함께 여주시는 장애인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장애인 직업 적응 훈련 시설을 설치해 중증 발달장애인의 자활 및 자립 기반 인프라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교통 약자의 이동권 증진을 위해 임차 택시를 추가 도입하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한편 통합적 정보관리로 원스톱 복지 서비스 전달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시 승격 이후 여주시의 예산은 5천963억원에서 1조2천737억원(2020)으로 2배가 늘었지만 인구는 3천명이 늘어난 11만2천150명(2021)에 그쳤다. 하지만 정주 인구에 견주면 경제활동인구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여주프리미엄아울렛 방문객 수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방문객 수를 갈아치웠고, 세종대왕 능인 영릉의 방문객 수는 평균 40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대략 손에 잡히는 통계만 어림해도 여주시의 유동인구는 한 달에 약 100만명, 한 해에 1천만명을 훌쩍 넘는다.
여주시가 시 승격 이후 보여주는 다양한 통계와 수치들은 새로운 체제로의 변환 과정에 있는 지방도시가 맡아야 할 역할과 방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